[뉴스핌=배효진 기자] 22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국채매입 프로그램(QE)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커졌다. 그러나 독일이 여전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양적완화 불발 우려를 높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총재가 반드시 넘어야 할 난관이 바로 독일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 블룸버그] |
지난 19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CB가 유로존 전체를 대표하진 않는다"며 "양적완화로 유로존 경쟁력만 약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CB가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강도 높은 경제 개혁이 필요한 국가들의 개혁 의지를 꺾어 유로존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불협화음이 유로존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티안 슐츠 베른베르크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책을 둘러싼 의견 불일치가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부양 상승 여력을 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젬마 굿프리 브룩스맥도날드 수석 투자전략가도 "독일 달래기가 국채매입 프로그램의 범위와 규모를 제한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양적완화를 비판하는 독일의 완강한 태도에도 시장 분위기는 뜨겁다.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는 지난 20일 50억유로 규모 5년 만기 국채를 0% 금리로 21일 경매에 부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필리프 드 카산 노무라증권 유로환율 거래 대표는 "시장에 독일 국채가 바닥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0% 금리에도 수요가 넘치고 있어 QE 실시가 확실해졌다는 얘기다.
21일 유럽 주요 증시도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독일 DAX지수는 42.10포인트, 0.41% 오른 1만299.23으로, 영국 FTSE지수는 107.94포인트, 1.63% 오른 6728.04에 장을 마감했다.
국채 매입 규모에 대한 전망도 시장의 기대와 엇갈렸다.
굿프리 수석 투자전략가는 "화폐 발행 규모가 일자리 창출로 직결되지 않는다"며 "ECB가 찍어낸 돈이 실물 부양으로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제니퍼 맥권 캐피탈이코노믹스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도 "이미 시장이 양적완화 기대를 반영하고 있어 매입 규모는 중요치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이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0%는 양적완화 규모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이 가운데 70%는 국채 매입 규모가 적어도 1조유로여야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ECB 집행위원회가 오는 3월부터 매달 500억유로 규모의 국채 매입을 최소 1년간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며 경기 상황에 따라 국채 매입을 길게는 2016년 12월까지 시행, 총 1조1000억유로의 국채 매입을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