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결정에 대해 투자자들은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 경제 회생을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는 약속을 마침내 지켰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자산 매입 규모가 월 600억유로로, 시장 전문가들의 기대치를 넘어선 데 대해 만족스럽다는 표정이다. 말 그대로 ‘바주카’다운 부양책을 단행했다는 얘기다.
이번 결정이 인플레이션을 정책자들의 목표 수준인 2.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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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채권 수익률을 떨어뜨려 민간 실물경기를 활성화시키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헤르메스 인베스트먼트의 닐 윌리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년에 걸친 미봉책 끝에 마침내 제대로 된 부양책 카드를 꺼냈다”며 “하지만 QE를 통해 유로존의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이라고 주장했다.
웰스 파고 애셋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콥슨 전략가는 “유로존 경제 규모가 미국의 76%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QE는 적정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산탄데르 애셋 매니지먼트의 애덤 코더리 채권 헤드는 “이번 QE로 시간을 벌 수 있는 있겠지만 실질적인 경기 회복을 이끌어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물경기 회복과 성장을 위해서는 민간의 신뢰가 뒷받침돼야 하고, 아울러 기업 이익 성장과 정부 및 민간의 부채 축소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QE 시행의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이미 채권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헨더슨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팀 스티븐슨 펀드매니저는 “독일은 물론이고 스페인을 포함한 주변국 국채 수익률까지 바닥권으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QE를 통해 채권 금리를 추가로 떨어뜨리는 데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고, 때문에 경기 부양 효과 역시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아베르딘 애셋 매니지먼트의 루크 바솔로뮤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번 QE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일정 부분 상승할 수 있다”며 “하지만 실물 경제를 회복시키는 효과는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화 하락이 수출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이지만 구조적 개혁이 필요한 문제까지 해결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