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유로화 가치가 또다시 달러화 대비 11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가 발표된 후 유로화는 달러와 파운드 등 주요국 통화대비 가파른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23일(현지시각) 장중 한 때 1.1115달러까지 하락했다. 유로/달러가 1.12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0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23일(현지시각) 기준 유로/달러 환율 추이 [출처: www.xe.com] |
유로/엔도 130.91엔으로 급락, 엔화 대비 유로화 가치도 1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유로/파운드는 74.295파운드까지 떨어지며 7년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이 ECB·일본은행(BOJ)과 상반된 행보를 보이면서 유로/달러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ECB와 BOJ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유로/달러가 향후 1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숀 오스본 TD증권 수석 외환 전략가는 "ECB 부양책 발표로 유로와 달러 가치가 연말까지 1대1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유로/달러가 올 연말에 0.96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글로벌 통화전략 대표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언제일지는 모르나, ECB나 BOJ보다는 빠를 것임은 분명하다"며 "내년에는 유로/달러 환율이 1달러보다 훨씬 밑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유로/달러는 지난 2000~2001년 0.9달러 아래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며 "달러 강세가 몇 년째 지속되는 가운데 유로-달러 패리티가 깨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달러 패리티(parity)는 유로 대 달러 교환비율이 1대1인 상황을 의미한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