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은 철광석·석탄 등 원자재 수입을 늘리고 있다.
중국관세통상부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12월 철광석 수입량은 8685만t(톤)으로 전월대비 29%, 전년동기대비 18.3% 급증했다. 2014년 전체 수입량은 9억3250만t으로 전년대비 13.8% 늘었다.
경기 둔화로 수요가 큰 폭으로 줄 것이란 우려와 정반대 양상이다. 지난해 철광석 가격은 중국 수요 부진 우려에 47% 가까이 폭락한 바 있다. 석탄 수입도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석탄 수입량은 2722만t으로 전월대비 30% 늘었다.
철광석 분류 현장 [출처: 뉴시스] |
전문가들은 이를 국제 원자재 시장 반등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장샤오진 석탄전문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중국정부가 석탄 수입량을 5000만t으로 제한했다"며 "당국이 에너지 원자재 수입에 강한 제재를 가하고 있어 내년 원자재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고 경고했다.
리원징 인더스트리얼퓨처 애널리스트는 "연말 원자재 수요 급증은 몇 년 전부터 반복됐다"며 "특별히 중국이 수요를 늘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내에서는 채광 비용이 많이 들고 겨울철이면 채광지를 폐쇄하는 등 가격 경쟁력이 없는 것도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연말 수요 급증에 호주와 브라질 등 주요 원자재 수출국은 뜻밖의 수혜를 보고 있다.
브라질 산업통상개발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브라질 철광석 수출량은 3799만t으로 전년동기대비 17.6% 올랐다. 지난 한 해 수출도 전년대비 4.4% 늘며 2005년 이후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호주의 주요 철광석 수출지역 포트헤들랜드의 12월 수출도 2990만t으로 전년동기대비 26% 뛰었다. 포트헤들랜드 수출 물량의 80%는 중국이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혜택을 업계 대기업이 독식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현재 국제 철광석 업계는 발레와 리오틴토, BHP헤밀턴, 포테스큐의 4대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최근 가격 폭락에도 생산량을 늘렸다.
블룸버그통신은 "대규모 채광업체들이 가격 폭락을 이용해 증산으로 전략을 바꿨다"며 "자본력과 가격경쟁력에서 뒤지는 중소업체들이 도산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BHP해밀턴과 리오틴토의 생산량은 각각 16%, 12% 늘어났다.
UBS의 글린 로콕 광산 애널리스트는 "4대 업체가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호황)를 누리고 있다"며 "자금이 풍부해 철광석 가격이 더 떨어져도 1년 이상 버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