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기업형 임대주택의 사업성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개한 기업형 임대주택 후보 택지 대부분이 중산층들에게 인기가 낮은 수도권 택지지구라서다.
이렇게 되면 임대료가 비싼 기업형 임대주택은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 유력하다. 특히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성에 의문을 갖고 있는 건설사와 민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29일 건설·부동산 전문가들은 LH가 공개한 기업형 임대주택 후보지는 임대 수요자들과 기업형 임대사업자들의 관심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LH가 공개한 기업형 임대주택 후보지는 위례신도시(360가구)와 용인죽전(64가구)를 제외하면 모두 비인기 택지지구로 꼽히는 곳이다. 미분양이 많을 것으로 우려해 건설사들도 택지 매입을 꺼리는 곳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이야기다.
국토부와 LH는 모두 1만37가구의 기업형 임대주택 후보지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화성동탄2신도시(약 1700가구)와 김포신도시(약 3300가구)에 몰려있다. 동탄2신도시는 서울에서 40㎞ 넘게 떨어져 있어 서울 출퇴근이 힘들다. 때문에 동탄신도시는 수원과 용인, 안양과 같은 수도권 도시 출퇴근 수요가 많다.
더욱이 동탄2신도시는 최근 2년간 집중적으로 분양 아파트가 공급된 만큼 새 아파트 수요가 많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포신도시도 마찬가지다. 국토부와 LH는 김포한강신도시와 양곡지구에서 각각 약 2400가구와 약 850가구를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공급키로 했다. 하지만 이들 신도시는 아직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미분양 주택이 남아 있다. 전세주택도 충분한다는 지적이다.
수원 호매실지구에서도 800가구를 공급한다. 이곳은 저렴한 분양가에 공급된 보금자리주택도 대거 미분양이 난 '상습 미분양지구'로 꼽힌다. 서울과 50㎞ 가량 떨어져 있는 화성향남지구(약 900가구)도 마찬가지다.
연립주택(빌라)이 공급될 남양주별내, 파주출판문화단지(교하지구), 안산신길지구도 서울지역 전세수요가 입주를 희망하는 곳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나마 중산층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곳으로 꼽히는 위례신도시와 용인죽전지구는 소량의 연립주택만 공급된다.
전문가들도 기업형 임대주택 후보지역이 당초 국토부가 내세운 중산층 임대주택과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동산팀장은 "수요자 입장에서 볼 때 외곽에 있는 택지지구 임대주택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전세난을 겪고 있는 서울 전세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는 곳에 기업형 임대주택을 지어야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마찬가지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LH가 처분하지 못한 택지를 이 참에 처분하려고 내놓은 듯한 기분이 든다"며 "중산층이 아니라 서민들도 관심이 없는 지역에 중산층 임대주택을 짓는다면 사업에 참여할 건설사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