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됐다. 또 연간 성장률은 전년에 비해 완만하게 상승하며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미국 실물경기는 국제 유가에 크게 휘둘린 것으로 드러났다. 유가 급락에 따른 가처분 소득 증가로 인해 민간 소비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한 반면 에너지 섹터를 중심으로 기업 투자가 급감한 것.
이번 지표를 통해 국제 유가 하락이 미국 경제에 ‘득(得)’보다 ‘실(失)’이 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얘기다.
수출 항만[출처:AP/뉴시스] |
당초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성장률이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인해 실제 성장률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4%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수치인 2.2%에서 완만하게 개선된 것이다.
국제 유가가 4분기 실물경기를 쥐락펴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민간 소비가 4.3% 증가한 것은 유가 하락으로 인해 가처분 소득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라는 것이 중론이다.
4분기 민간 소비 증가율은 금융위기 이전인2006년 1분기 이후 최대폭에 해당한다. 또 3분기 증가율인 3.2%와 비교하더라도 4분기 수치가 고무적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평가다.
이와 달리 기업 투자는 큰 폭으로 위축됐다. 기업의 비거주 부문 고정자산 투자가 1.9% 늘어나는 데 그쳤고, 특히 기계 장비 부문의 투자가 1.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기업 설비 투자는 지난해 3분기 11% 증가한 데서 크게 악화된 셈이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해 석유 메이저 업체들이 설비 투자를 축소하면서 전반적인 기업 투자를 끌어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의 4분기 고정자산 투자 총액은 연율 기준 2.3% 증가하는 데 그쳤고, 전분기 수치인 7.7%에서 크게 둔화됐다.
이에 따라 기업 투자는 4분기 GDP를 0.24%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그쳤다. 이는 2013년 2분기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당분간 유가의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진 만큼 기업 투자 위축 역시 커다란 반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부문 역시 4분기 경제 성장에 힘을 보태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산 부문의 정부 지출이 12.5% 급감한 한편 이를 제외한 일반 지출 역시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기 레바스 채권 전략가는 “4분기 성장률에서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민간 소”라며 “전반적인 성장률 수치는 2~3분기 예외적인 급성장에서 정상 수준으로 복귀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