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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징역 3년 구형…재판부 저울 어디로

기사등록 : 2015-02-0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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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서 적극 항변..집행유예 나올지 관심

[뉴스핌=정경환 기자] 검찰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한 가운데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근수)는 2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결심공판에서 조 전 부사장에게 항공보안법 상 항로 변경죄 등을 적용,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지난해 12월 5일 사건 발생 이후 59일 만으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땅콩 회항' 사건에 대해서는 이제 법원의 판단만 남겨 놓게 됐다.

애초 이번 사건은 지난 12월 8일 언론 보도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고, 이는 대한항공에 이어 한진그룹 나아가 재벌에 대한 분노로 확산됐다.

이에 검찰도 유례없이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해 나갔다. 17일 조 전 부사장을 검찰로 불러 조사한 후 24일 구속영장을 청구, 지난달 5일 구속 기소했다.

이처럼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된 이유는 첫 공판 당시 검찰과 변호인 측에서 증거 채택에 큰 다툼없이 모두 동의를 했기 때문이다.

대개 형사재판의 경우 검찰과 변호인 양 측에서 증거 채택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것과는 사뭇 달랐다. 이에 이때만 해도 이번 사건이 검찰 주도 하에 일사천리로 흘러갈 것 같다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

▲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12월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하지만, 지난달 30일 열린 2차 공판에서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조 전 부사장 측에 다소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특히, 대한항공 오너이자 조 전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회장이 직접 증인으로 나와 사건 당사자이자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에 대한 보복이 없을 것임을 확인시켜 준 것이 컸다.

조 회장은 당시 박 사무장에 대한 재판부의 질문에 "박창진 사무장이 당한 일에 대해 가슴이 아프고,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회사 근무를 원한다면, 어떠한 불이익도 없을 것임을 법정에서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 때만 해도 조 전 부사장에 대한 형량이 다소 낮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조 회장을 증인으로 부르면서 양형에 고려하겠다고 밝힌 재판부에 대해서도, 향후 선고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 보려는 모습을 취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지난 2일 진행된 결심공판을 기점으로 다시 분위기가 조금 바뀌는 듯하다. 조 전 부사장이 적극적으로 항변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재판부에 어딘가 모를 불편함을 안긴 모양새다.

실제 조 전 부사장은 이전 1차, 2차 공판에서의 위축된 모습과는 달리, 결심공판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어찌보면 당당해 보일 정도로 분명하고도 단호하게 진술했다.

조 전 부사장은 피고인 심문에서 당시 서비스했던 승무원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그는 "서비스와 관련해 매뉴얼과 다르다고 생각해서 이를 확인하기 위해 매뉴얼을 갖고 오라고 했는데, 그걸 찾지 못했다"며 "이후에 있었던 제 행동은 내 잘못이나, 승무원이 매뉴얼대로 서비스를 안 한 건 확실하다"라고 강조했다.

조 전 부사장이 계속해서 사건 발단의 책임을 승무원에게 돌리자 재판장 오성우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지금 '내가 왜 여기 앉아 있나'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라고 묻기까지 했다.

검찰도 "사건의 책임을 끝까지 박 사무장과 여 승무원 탓으로 돌리고 있다"면서 "조 전 부사장이 비록 사과를 하는 모습은 비췄으나, 이는 비난 여론에 못이겨 한 것일 뿐 진지한 자성의 결과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박창진 사무장의 증언도 더해졌다.

결심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그는 "조 전 부사장은 한 번도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 또한 한 적 없다"면서 "힘없는 사람들을 마치 봉건시대 노예처럼 생각하는 것인지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했고, 지금도 남 탓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사무장은 조 회장이 증인으로까지 나와 했던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사무장은 검찰이 비행 스케줄뿐만 아니라 "관심사병 이상의 관심사원으로 관리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실제 그런 시도가 여러 번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사무장은 "(지난 1일 업무에 복귀해 보니) 비행 스케줄이 예전보다 힘든 일정으로 바뀌어 있었고, 휘하 팀원들도 그간 손발을 맞춰 온 이들이 아닌 다른 팀원들로 바뀌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특히, 지난 1월 5일 처음 나왔던 스케줄에는 새벽 3~4시 출발하는 비행편이 3번 연속 있다던가, 하루에 12번을 이착륙해야 되는 일정이었다"고 덧붙였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여론재판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부담과 그에 따른 우려가 있었다"며 "결국 집행유예를 받긴 할 것 같은데, 그래도 1심에선 어렵지 않을까 싶다"라고 예상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12일 오후 3시,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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