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추거나 환율 정책을 재검토하며 환율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글로벌 환율전쟁이라는 관점에서 한국의 금리인하 압력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환율전쟁' 보고서에서 "환율전쟁이라는 부담스러운 표현도 다 담아내지 못할 정도로 최근 글로벌 주요 국가들은 경쟁적인 환율절하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25bp 인하해 1.25%로 결정했다. 캐나다도 1월에 25bp를 인하해 정책금리가 0.75%로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고금리 국가인 아이슬란드는 11월 이후 매달 정책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심지어 2013년 테이퍼링 국면에서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인도도 1월에 정책 금리를 인하했다.
박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이후 유럽의 자동차, 화학, 소비재 등 주요 수출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부동산 관련 주식들의 주가도 완만한 상승추세 상단을 뚫고 강력하게 오르고 있다"며 "글로벌 대외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결국 다른 국가들의 선택지 역시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지난 3일 호주 중앙은행(RBA)가 금리를 인하한 것에 주목했다. 호주와 한국은 선진시장 가운데 고금리 국가로 분류돼 해당 국가의 채권은 글로벌 유동성의 캐리성 투자처로 각광받는다.
박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입장은 2% 금리가 경기회복을 지원하기에 부족하지 않고 가계부채 확대로 인해 거시건전성에도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렇게 고상하던 ECB도 싸움꾼으로 돌변한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쩌면 지금은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선수보다 거리의 싸움꾼이 더 필요한 상황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