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고종민 기자] "친구야! 왜 배당 안 해? 너희 회사 배당 잘 해주는 것 보고 투자했는데, 이제는 안한다고?. 다른 친구들 끌어 모아서라도 내 꼭 받아내 볼까?"
3월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1대주주를 위협하는 주주들의 행동이 심상치 않다.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목소리를 내고 있는 데다 지속적인 지분 매입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학생복 시장 점유율 1위 의류 업체의 에리트베이직 2대 주주인 최은 씨 외 특수관계인 4인은 보유 지분율을 9.81%(136만4735주)까지 늘렸다.
최 씨 측은 지난 8월 26일 에리트베이직 주식 6000주를 매입하기 시작해 지난달 10월 17일 보유 주식수를 75만8490주(5.45%)까지 늘렸고, 11월 8.37%에서 10% 육박하는 수준으로 지분을 늘려간 셈이다.
투자 목적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꿨다. 당시 최씨 측은 과거 고배당 정책을 했던 에리트베이직에서 지난해 배당을 하지 않고 주가 관리를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경영권 분쟁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
물론 최대주주인 우성아이엔씨(18.39%)·패션그룹 형지(18.20%) 등의 지분율이 37.13%에 달하고 있어, 적대적 인수합병(M&A)까지 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이 같은 상황을 개인주주·소액주주들의 주주환원 정책을 위한 반란으로 해석하고 있다.
가발용 원사를 주로 생산하는 우노앤컴퍼니의 경영권 분쟁도 에리트베이직과 유사한 과정으로 흘러가고 있다.
2대주주인 김승호씨가 우노앤컴퍼니 지분을 꾸준히 늘리면서 김 씨 측에서 "이번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이 명확한 주주친화 정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경영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남겼다.
특히 이달 6일까지도 지분을 늘리면서 김 씨의 총 보유지분율이 12.31%(160만2324주)에 달한다.
1대주주인 김종천 대표이사 측의 지분율이 17.29%(227만3652주)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김 씨 측에서 대규모 우호 지분을 확보한다면 경영권 분쟁이 심화될 수 있는 모습이다.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될 경우, 우노앤컴퍼니가 9.59%(124만8453주) 자사주를 백기사에게 넘겨 경영권을 방어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안솔루션 업체인 SGA도 최근 들어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2대주주 이건종합건축사사무소의 움직임에 불편하기만 하다.
7.93%(432만7100주)를 보유한 이건종합건축사사무소 측에선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12.60%(707만3027주) 최대주주인 은유진 SGA 대표가 신주인수권 워런트 행사로 대응할 만큼 사측에선 민감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건종합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여전히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늦어도 3월 말에 열릴 주주총회에서 어떤 입장을 보일진 두고 볼 일이다.
다만 표면상에 드러난 최대주주 지분 이외에 은 대표 측이 1144만주 가량의 주식 매수권(워런트)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