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2.0%)를 4개월 연속 동결했다.
17일 한은 금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2월 기준금리를 연 2.00%로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으며, 연 2.00% 기준금리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수준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이로써 한은은 당분간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 개혁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경제부양의 실효성이 불확실하고, 가계부채 규모도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하 기조가 확산되는 가운데 글로벌 정책 공조에 대한 한은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최근 중국은 기준금리 인하 3개월만에 지준율을 인하하고, 유로존도 전면 양적완화를 단행한 바 있다.
최근 2개월 사이 18개 국가가 정책금리를 내리며 이른바 '글로벌 통화 전쟁'에 뛰어든 것. 자국 통화가치 절하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제고하고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지난 12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평균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G7 평균치(1.6%)를 하회한 1.3%를 기록했다.
국내 소비자물가가 장기간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아 추가적인 통화정책 완화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에 한은이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경제 회복의 명확한 조짐이 짧은 시간 안에 나타나지 않을 경우 한국 정부가 통화·재정 정책을 취할 수 있는 여력은 있다”며 가계부채 문제도 단기적으로는 한국경제에 위험요인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반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높아진 가계부채 증가세로 금융안정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금리 인하보다는 경제 체질개선이 우선”이라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경계했다.
한편, 이달 기준금리 동결이 발표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여전히 올해 상반기중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에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될 금리 결정 만장일치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예상대로 동결이 발표됐으나 소수의견 여부에 따라 향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잠시 후 오전 11시 20분부터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시작된다. 그는 간담회에서 이달 금리 동결의 배경, 만장일치 여부, 한은의 경기 판단 변화 등에 대해 설명한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