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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목표에 '고용' 추가? 기재부-한은 2라운드

기사등록 : 2015-02-2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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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금융정책도 힘보태야" vs "美연준은 특이사례"

[뉴스핌=곽도흔 정연주 기자] 한국은행의 설립목표에 미국처럼 '고용'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재정정책만으로 고용률을 끌어올리기 버거우니 통화금융정책도 함께 해야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한은은 "하라면 못할 것은 없다"면서도 물가안정에 금융안정이라는 정책목표가 더해진지 얼마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한은의 금리인하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은 데 이어 다시 고용을 놓고 제2라운드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4일 "한은 설립목표인 물가와 금융안정에 더해 고용안정도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좌)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우)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은의 목표에 고용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꾸준히 제기됐었다. 중앙은행이 금리와 통화량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과 능력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해 물가와 금융안정만을 다루는 것은 너무 협소하다는 얘기다. 현재 한은법 제1조 목적 조항에 보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기능만 있다. 

이런 주장에 정부는 그동안 동조하지 않았으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최근 고용 문제가 양극화와 더불어 가장 첨예한 사회경제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박근혜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을 공약으로 내걸고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유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물가안정과 고용안정 두 가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도 이유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 경제정책의 양축이 재정과 통화정책인데 재정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작년부터 41조원 넘게 확대하면서 지난해 적자국채가 10조원이 넘었다"며 "금통위원들이 물가만 바라보면서 금리를 결정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월에도 기준금리를 연 2.0%로 동결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0월 두차례 기준금리를 각각 0.25%p씩 내렸으나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들이 대대적으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한  것 비하면 소극적이다.

반면 한은은 정부의 이같은 주장에 난색을 표한다. 어렵게 정책목표에 추가된 '금융안정'이 아직 완벽하게 자리잡지도 못한 상황에서 '완전고용'을 정책목표로 수행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아직 처리되지 않고 있지만 국회에서 관련법이 발의돼 있고 국민적인 합의만 된다면 연준처럼 못할 것은 없다"고 전제한 후 "다만 책무가 여러 개 있으면 그 사이 상충관계도 작용할 수 밖에 없고 금융안정 책무가 아직 물가안정만큼 온전치 못한 상황에 완전고용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금융안정은 통화신용정책의 큰 전제이니만큼 정책목표 수행에 부담은 덜하지만 완전고용은 그렇지 않아 오히려 미국 연준이 특이한 사례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고용목표를 수행할 마땅한 수단없이 책무만 주어지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완전고용이라는 책무가 주어진다면 그에 맞는 규제감독 기능 등의 수단도 부여받아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쉽지 않다"며 "해당 수단까지 부여받는다면 중앙은행 권력이 비대하다는 논란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문제를 정책목표로 다루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도외시한 것은 아니라는 게 한은의 공식 입장이다. 마땅한 수단이 없는 상황이라 연구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고용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

이주열 한은 총재도 여러 자리에서 고용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한은 내부적으로도 고용에 전문성을 키우겠다는 명목하에 지난해 2월 기존 동향분석팀에 속해 있던 고용부문을 '고용재정팀'으로 독립시켰다.

이에 한은 내부에서는 고용문제만큼은 아직 중앙은행보다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문제라는 의견이 많다.

다른 한은 관계자는 "고용문제는 정치적인 요소가 고려되지 않을 수 없다"며 "고용부문은 아직 재정정책이 나설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고용을 한은 정책목표에 추가해야 한다는 식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정연주 기자 (sogoo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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