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2월 소비자물가가 16년만의 최저치인 전년동월대비 0.5% 상승에 그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담뱃값 인상에 따른 효과를 빼면 물가가 마이너스(-0.1%) 상태라 사실상 디플레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5% 상승해 1999년 7월 0.3% 상승한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가 16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국제유가 하락과 농산물값 하락이 가장 큰 이유였다. 농산물과 석유류, 전기·수도·가스가 전년동월대비 각각 2.3%, 24.3%, 2.5% 하락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를 근거로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3% 상승했고 기대인플레이션도 2.6%로 아직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근원물가는 가격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것으로 정부 정책과는 상관없이 일시적으로 변동하는 요인들을 제거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디플레이션이냐 아니냐 논쟁을 떠나 디플레를 대비한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물가는 최근의 현상이 아니고 지난 3년간(2012~2014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제유가 및 환율 하락, 농축수산물가격의 안정, 서비스물가 상승세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일차적으로는 무상보육‧무상급식 등 정책요인이 서비스물가 하락을 주도했고 부가적으로 서비스 공급 증가와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도 물가가 급등할 요인이 별로 없다는 분석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물가가 내려가는 추세는 맞고 앞으로 더 내려갈 것이냐 유지할 것이냐가 문제"라며 "정부가 디플레가 아니라고 준비를 안 하다가 디플레가 닥치면 디플레로 장기불황을 경험한 일본처럼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최근 3년간 저물가 현상은 전면적 수요 부진을 동반한 비관적인 저물가는 아닌 것으로 판단되나 경제 활력 회복과 디플레이션 우려 확산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