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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한화 빅뱅 9부능선…노조만 남았다

기사등록 : 2015-03-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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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기업결합 승인…삼성 계열사 노조 반발은 여전

[뉴스핌=이강혁 정경환 기자] 삼성그룹과 한화그룹 간 석유화학·방위산업 부문 빅딜에 대해 정부의 승인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올 상반기 마무리를 목표로 한 양측의 딜이 9부능선에 다다른 셈이다. 이른바 '빅딜' 성사까지는 이제 마지막 걸림돌인 노조 문제만 남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날 삼성과 한화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앞서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11월 한화에너지와 함께 삼성종합화학의 주식을 각각 27.6%, 30.0%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12월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이에 공정위는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한 한화케미칼에게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어 가격인상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정조치를 부과, 조건부 승인한 것이다.

정부의 승인으로 양사의 빅딜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노조 반발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어 빅딜 최종 완료까지는 아직 한 고비가 남았다. 삼성과 한화 모두 삼성 매각사 노조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삼성토탈, 삼성종합화학, 삼성탈레스, 삼성테크윈 등 한화그룹으로 매각될 예정인 삼성그룹 4개사 근로자들이 지난 1월 2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매각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현재 한화로 넘어가는 삼성 측 4개사 직원들은 노조를 조직, 이번 매각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당장 오는 7일에도 매각 4개사 노조는 시민단체 등과 연계해 대규모 상경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이로 인해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삼성이나 인수하는 한화 모두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며 속이 타고 있다.

삼성은 이번 딜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또다른 사업재편에 속도를 낼 수 있다. 한화 역시 김승연 회장의 경영복귀와 맞물려 빅딜 완료는 사업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하지만 삼성과 노조의 대화는 지지부진하다.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 고위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직원들과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좋은 방향으로 결실을 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로금이나 생활보조금 지급 등에 대한 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았으나, 대화 창구를 열어놓고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삼성의 입장은 전향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매각사 노조는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한 매각사 노조의 집행부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는 협상 타결을 원하지 않는 듯한 늬앙스를 풍기고 있다"며 "삼성테크윈 기업노조 쪽과는 일부 대화를 하고 있지만 금속노조 소속인 삼성테크윈지회와는 대화 제의조차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화는 표면적으로 이 문제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지만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간다. 한화에 있어서 이번 '딜'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김승연 회장이 돌아오면서 그룹의 미래를 걸고 던진 승부수다. 방위사업과 유화사업의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결정한 이번 딜이 성사되면 한화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기반한 중장기 사업구조 재편작업을 일단락하고, 주요 사업부문에서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확고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 같이 절박한 입장이지만,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한화로선 그저 답답할 노릇이다. 노조의 반발에 부딪쳐 현장실사도 진행하지 못하면서 자칫하면 사업장을 눈으로 한번 보지도 못하고 인수하는 꼴이 될 수 있어서다. 딜 무산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고 있다 해도, 손 놓고 가만 있을 수만도 없는 이유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서류나 시스템상 실사는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어 크게 문제는 없지만 현장실사 역시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삼성에서 노조와 잘 대화해서 하루 빨리 이견을 좁혀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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