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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잴 곳이 없다' 유가 30달러까지 꺾인다

기사등록 : 2015-03-0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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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재고 80년래 최고, 저장 시설 한계 수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바닥을 쳤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또 다른 복병이 등장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80년래 최고치에 달하면서 저장 시설이 태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원유 저장 시설이 이미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반등 조짐을 보이는 유가가 다시 배럴당 30달러 선으로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엑손 모빌[출처:AP/뉴시스]
6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량이 저장 시설 최대 용량의 70%에 달했다. 원유 저장 허브에 해당하는 오클라오마의 재고량이 올해 봄 한계치 최고 수위에 이를 전망이다.

사정은 유럽도 마찬가지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유럽의 상업용 원유 저장 시설이 90% 이상 채워진 상황이다. 일본과 남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도 원유 재고량이 저장 최대 용적의 80%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시장 애널리스트는 저장 시설 부족으로 인해 지난해 6월 대비 50% 수준으로 떨어진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석유 업체들이 원유를 헐값에 팔아 치우면서 유가 하락을 부채질 할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배럴당 30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루미스 세이레스 앤 코의 하리시 선다레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원유 재고 수준이 공포감을 느낄 만큼 무섭게 늘어나고 있다”며 “저장 시설 부족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미국 전역에 걸쳐 크고 작은 원유 저장 시설이 건설 중이지만 80년래 최고치에 이른 재고와 유가 하락에도 늘어나는 원유 생산을 감당해내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석유 업계의 하루 생산량은 전세계 원유 수요보다 150만배럴 웃도는 실정이다. 원유 수급이 정상적일 때 저장 기간은 수일에 불과하지만 현재 기간은 수년에 이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블루나이트 에너지 파트너스의 마크 헐리 최고경영자(CEO)는 “저장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지를 문의하는 석유 업체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지만 늘 대답은 ‘노(No)’다”라며 상황을 전했다.

저장 시설 부족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시카고상업거래소(CME)는 이와 연계된 파생상품 거래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원유 저장 시설 선물 거래가 오는 29일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페리 매니지먼트의 찰스 페리 대표는 “저장 시설이 부족할 때 석유 업체들은 서둘러 원유를 내다 팔 수밖에 없다”며 “유가가 배럴당 30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커 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의 케빈 커 대표는 “원유 재고와 생산량이 날로 늘어나고 있지만 저장 창고가 가까운 시일 안에 늘어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가뜩이나 원유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 유가 하락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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