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4월 출시될 애플의 1000만원대 고급 스마트워치 원가가 333만원이라면 당신은 구매하시겠습니까?"
애플의 고급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 에디션'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이어 이번에는 원가에 발목이 잡힐 모양새다.
1000만원대 고급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에디션 [출처:애플] |
포브스와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 9일 선을 보인 애플워치의 마진을 포함한 제조가격이 248~333만원으로 실제 판매가인 1100~1911만원은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지적했다.
애플이 출원한 '합금 제조 특허'를 에디션 모델에 적용할 경우 필요한 금은 1/2온스로 12일 국제 금값 기준으로 71만원이다. 이 경우 애플워치 에디션의 적정가격은 2000달러 초반으로 아이폰6 수준의 마진을 고려해도 2999달러(약 333만원)에 불과하다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애플이 높은 마진으로 악명 높았다는 점에서 스마트워치 역시 비슷한 수준의 마진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아이폰6 원가 대비 이익률이 69%라고 공개했다. 개당 649달러인 아이폰6의 원가가 200달러 초반이라는 말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워치 에디션의 제조원가는 2200달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에디션이 사용할 금 55g(그램) 가격이 1550달러, 스테인리스 스틸 본체가 549달러, 골드모델 제작비용을 100달러로 잡아도 제조원가가 2200달러밖에 안된다는 계산이다. 이 원가를 애플워치 에디션 최저가인 1만달러와 비교하면 가격상승폭이 354%에 이른다.
게다가 애플이 지난해 등록한 특허를 적용해 금값에 들어가는 비용이 1000달러 수준으로 감소하면 가격상승폭은 500%까지도 치솟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애플이 지난해 6월 4일 미국특허청(USPTO)에 출원, 등록한 특허는 저밀도 세라믹 입자를 사용해 가볍고 단단한 합금을 만드는 기술이다. 은과 구리 25% 가량 섞는 기존 18K(캐럿)금 제조방식보다 저렴하다. 세라믹이 많은 부피를 차지해 금도 일반 18K금의 절반만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각에서는 애플워치 에디션이 기능이 아닌 패션과 가격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애플이 버버리의 앙겔라 아렌츠 최고경영자(CEO)와 입생로랑 폴 드네브 CEO를 영입하는 등 명품화 전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실용성이 아닌 패션 우선주의를 내세운 애플워치가 충성도 높은 고객층의 외면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BTIG리서치 월터 파이칙 애널리스트는 "소프트웨어와 전자기기로 구성된 스마트워치는 기존 명품 시계와 동일한 내구성을 보장할 수 없다"며 "애플워치가 5~10년 이상 사용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복스닷컴 다니엘레 커츠레벤 기자는 "비싼 가격을 내세운 반면 기능은 제한적"이라며 "명품 패션 브랜드와 전자제품 사이에서 제대로 된 방향성을 갖지 못할 리스크가 크다"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