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취임 넉 달을 맞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주식시장에서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이 KB금융은 전반적인 은행주 부진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나금융은 멀찌감치 따돌렸고 신한지주 추격전에서는 속도를 높였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취임 전후 주요 금융지주 주가(단위:원) |
은행주는 같은 기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KRX 은행지수는 지난해 11월21일 768.50에서 지난 23일 715.05을 기록, 53.45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964.84에서 2036.59로 71.75포인트 뛰었다. 한국은행이 저금리 기조속에서 지난해 기준금리를 10월과 8월 두 차례 인하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1.75%로 끌어내린 데다 인터텟은행 등 핀테크(금융+IT) 흐름이 은행주에 부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KB금융은 선전했다. 이에 따라 선두 신한지주와의 가격차를 9600원에서 3450원으로 절반이상 좁혔다. 또한 하나금융과의 주가도 5550원에서 1만400원으로 2배가량 넓혔다. 특히 지난해 10월 초부터는 하나금융을 확실히 제치며, 임영록 전 회장 시절의 '굴욕'을 벗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초는 KB금융이 'KB사태'의 후폭풍에서 벗어나 신규 회장 선임 작업을 한창 벌이던 시점이다.
증권가에서는 시장이 윤종규 회장을 반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부분의 평가는 그간 KB금융의 할인요인이었던 CEO리스크 해소를 주된 이유로 들고 있다. 실제 윤종규 회장이 취임할 당시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시장 친화력이 뛰어나고 내부소통과 조절 능력도 좋아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안착시킬 기회"(한정태 하나대투증권)라며 호평을 보냈다.
이후에도 신임 사외이사 선임과 '현직 연임' 우선 결정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선안 추진 소식에 주가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특히 CEO승계방안은 경영의 연속성 보장과 외풍 차단 차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아 당시 주가를 나흘 연속 상승세로 밀어올리기도 했다. 반면 이런 CEO승계 방안 결정이 차기 이사회로 연기되자 주가가 주춤하기도 했다.
황석교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윤종규 회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있었고 그런 부분(CEO리스크 해소와 지배구조 안정화 차원에서)이 가장 큰 투자포인트 중의 하나였다"며 "KB는 그동안 이것(CEO리스크) 때문에 주가가 억눌렸지만, 이제는 자유로울 수 있고 그에 따라 내부 조직문화와 전략이 변하면서 기업가치 제고에도 충분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KB금융의 한 본부 본부장은 "윤종규 회장 취임 이후 내부 분위기가 좋아져 직원들에게 일찍 퇴근을 하라고 해도 자발적으로 야근을 하는 등 직원들의 일에 대한 근성이나 태도도 좋아졌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