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KB금융지주가 회장(CEO)의 연령을 만 67세로 제한하기로 했다. 현직 회장의 연임을 우선하는 승계방안이 논란을 부르자 KB금융 이사회가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이사회에 앞서 간담회를 갖고 최고경영자 연임과 재임에 관한 연령제한 규정을 마련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 이사회에 부의됐던 안에는 회장선임과 재선임시 연령은 만 67세 미만이어야 한다는 연령제한 규정이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그간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KB금융의 새로운 연임 승계 규정에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초안에 연령제한 규정이 없다는 것도 한 가지 불만 요소였다. 글로벌 모범규준을 차용한다고 하면서 현직에 유리한 조건만 준용한다는 볼멘소리였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국내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보면 현직 연임 규정을 두는 데는 없는데, 신한과 하나지주는 70세 나이제한도 있지만 KB금융은 연령제한도 없다"며 "(연임에) 좋은 것만 채택하고 연령 제한을 안 하면 (장기집권)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한지주는 신규 대표이사 회장은 만 67세 미만이어야 하고 만 67세 이상인 대표이사 회장이 연임하는 경우 재임기한이 만 70세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나지주 역시 이사의 재임 연령은 만 70세까지로 한다고 돼 있다.
이런 보완책은 다른 금융지주와 보조를 맞춰 윤종규 회장에게 특혜를 준다는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KB금융은 지난달 27일 간담회 때 연임 우선 결정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윤종규 현 회장에게는 적용하지 않는 방안도 윤 회장의 뜻을 따라 마련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KB금융의 CEO승계 방안에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또다른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연임 우선 결정이) 가치가 있다는 지적도 있고 그렇지 않은 지적도 있는데 이사회가 새로 구성되고 나서 다시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KB사태'의 한쪽 당사지인 현 이사진이 CEO승계 방안을 결정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KB금융 한 사외이사는 "오늘날 KB가 이렇게 된 건 CEO승계가 이렇게(외풍에 시달려 낙하산이 내려와) 돼 왔기 때문이라는 건 누구나 생각하는 게 아니냐"며 "윤종규 회장이 연임이 된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음모론'까지 이상한 논리가 나오고 있다"고 반발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