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무디스(Moody's)가 중국 정유산업에 대해 공급 과잉으로 인한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카이 후 무디스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25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15년 제1차 무디스-한신평 조인트 세미나'에서 "중국 정유산업은 과잉 공급에 따른 경쟁 심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한신평 조인트 세미나는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가 국내 주요 관심산업의 크레딧 이슈와 신용도를 글로벌 관점에서 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이날 무디스는 중국 정유산업 현황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후 애널리스트는 이날 발표에서 "중국석유화학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내 정유 캐파(CAPA)가 2020년 말 약 900MTPA(Million Tons Per Annum)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이는 2013년 말 570MTPA보다 약 55% 성장한 수치"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비록 이 같은 전망이 낙후된 시설들을 폐쇄하는 건 반영하지 않고 있긴 하지만, 무디스도 같은 생각"며 "연간 4~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 성장의 대부분은 휘발유와 등유에서 일어날 것으로 무디스는 내다봤다.
후 애널리스트는 "2013년, 2014년 수치를 보면, 수요 둔화로 인해 경유 성장률은 이미 제로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면서 "하지만, 휘발유와 등유 수요는 2자릿수 성장률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에 따른 대규모 증설로 중국 내 가동률이 2013년 말 70% 정도에서 2020년 60%로 줄어들 것"이라며 "그만큼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얘기"라고 덧붙였다.
설비 증설과 함께 중국의 가격 규제 자율화 움직임도 경쟁 심화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후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가격 관련 규제를 느슨하게 가져갈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예를 들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제한 가격 아래에서 자유롭게 경쟁하게 한다든지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무디스는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유사들의 실적에는 큰 타격이 없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 정부의 지원 가능성 때문이다.
후 애널리스트는 "2008년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와 시노펙이 손실을 나타냈을 때 중국 정부가 이듬해 상당한 규모의 보조금을 제공해 재무 압박을 해소해 준 바 있다"며 "앞으로도 그런 현상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