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미국 펀드 자금이 유럽증시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미국 CNN머니는 24일(현지시각) 자금흐름 조사업체 EPFR글로벌을 인용해 39억달러 규모의 지난주 미국 펀드 자금이 유럽증시로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카메론 브랜트 EPFR 리서치부문 디렉터는 "(미국 자금의 유럽증시 유입) 트렌드는 확실히 가속이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3월 중순까지 유럽증시로 간 미국 투자자금은 이미 2월 전체 규모를 넘어섰으며 1월보다는 3배나 급증했다.
범유럽권지수인 스톡스 600지수는 올해 들어 16%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독일의 닥스지수가 21% 오른 가운데 벨기에와 스웨덴, 스페인 주식시장도 선전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이 올해 들어 겨우 1% 가량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유럽증시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케빈 켈리 레콘캐피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제는 유럽이 따라잡을 때가 됐다"며 "이것이 많은 투자자들과 펀드자금이 유럽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이유"라고 진단했다.
유럽증시의 호조가 가까운 시일 내에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펀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63%의 펀드매니저들이 올해 유럽에 투자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럽증시가 각광을 받으면서 유럽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인기를 끌고 있다. 블랙록에 따르면 유럽주식을 담고 있는 ETF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량 급증했다.
유럽증시 투자에서 복병은 유로화다. 유로화는 올해 들어 달러대비 10% 이상 약세를 보이며 유럽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유럽증시에서 수익을 내더라도 달러로 환산하면 수익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처럼 전개되면서 블랙록의 통화헤지 ETF인 아이셰어스(iShares)는 최근 몇 달간 15% 상승했으며 유로 헤지 ETF인 위즈덤트리(WisdomTree)도 올해 들어 20% 올랐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통화헤지 ETF 상품 3개를 내놓기도 했다.
프라이빗 뱅크 브라운브라더스 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외환 전략 헤드는 "통화헤지 ETF는 현재 인기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