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 5단체장의 골프회동이 결국 무산될 전망이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30일 기자와 만나 최경환 부총리와 경제 5단체장의 골프회동이 언제 이뤄지냐는 질문에 "지금 분위기에 무슨 골프냐"며 "부총리가 골프를 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 13일 경제 5단체장을 만나 기업들의 임금인상과 투자 등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경제 5단체장은 최 부총리에게 골프 회동을 제안했다.
당시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는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최 부총리와 경제 5단체장이) 조만간 골프회동을 갖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장관-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최경환 부총리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비롯해 경제5단체장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
기재부에 따르면 이날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간담회가 끝날 무렵 최 부총리에게 “서비스산업의 분위기를 살리는 취지에서 경제단체장과 골프를 한번 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에 최 부총리가 “조만간 날을 잡자”고 화답하면서 골프 모임이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언제 어디서 골프 회동을 하느냐가 관가와 재계의 관심이었는데 결국 없던 일로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지난달 3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티타임을 가지면서 골프 활성화를 강조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전해졌다. 이에 관가에 골프 해제령이 내려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다.
이날 박 대통령은 골프금지령을 내린 적은 없고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골프를 쳐도 된다는 뉘앙스로 발언을 했다.
특히 김종 문화체육부 차관이 지난 15일 국내 프로스포츠구단 사무총장들과 골프 라운딩을 했다. 고위공직자로서는 처음으로 공개적인 골프를 한 것.
하지만 최근 포스코를 시작으로 하는 검찰의 조사와 연말정산 파동, 노사정대타협 진통, 김영란법 통과 등 정부와 재계의 분위기가 좋지 않아 골프 활성화는 다시 연기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미국 출장중에 골프를 친 사실 때문에 홍준표 경남 도지사가 곤혹을 겪고 있어 공직자들의 골프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요즘에 사정정국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부총리와 재계가 과연 골프를 칠 수 있겠느냐"며 "골프를 안 치는 게 아니라 못 친다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