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유럽 주요 은행들이 어려운 업계상황을 토로하면서도 근본적 체질개선 없이 배당증가와 인력감원이란 꼼수로 일관해 비난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스페인 은행 방코 산탄데르 <출처=블룸버그통신> |
2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유로퍼스트300지수 소속 유럽 대기업들의 전체 배당액 1873억유로(약 225조3012억원)에서 은행들이 차지한 비중은 5년래 최고치로 뛰었다.
전체 배당액에서 유럽은행이 차지한 비중은 16%로 전년 13.5%보다 2.5%p(포인트) 증가한 것은 물론, 2010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또 유럽 은행들의 주주 배당액은 전년 대비 32%나 증가해 미국 은행들이 기록한 배당액 증가율 17%를 크게 웃돌았다.
가장 많은 배당을 지급한 곳은 스페인 최대은행 방코 산탄데르다. 방코 산탄데르는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총 77억2000만유로의 주주배당을 실시했다.
FT는 각종 규제로 투자 매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은행들이 배당 증가율을 이익증가율보다 더 큰 수준으로 잡아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라앉히고 잡아두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대신 은행들은 대규모의 인력 감축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3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주요 은행 8곳은 2만1500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은행이 단행한 구조조정 인력 5만9000명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영국 은행 바클레이스는 지난해 7300명을 감원, 총 24억파운드의 비용을 절약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은행들이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꺼려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아이멘 살레 매니징 디렉터는 "감원에 대한 강도 높은 수준의 압박은 꾸준할 것"이라며 "대다수 은행들에 인력감축은 사업모델 운용에 대한 근본적 변화 없이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간편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앤서니 젠킨스 바클레이스 최고경영자는 "전 세계적으로 성장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업계는 비용 감축을 두고 경쟁을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