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블로그를 개설하고, 조기 금리인상 리스크를 경고해 관심을 끌고 있다.
연준이 적정 시점보다 서둘러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머지않아 경기를 둔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블로그[사진=황숙혜 기자] |
이번 의견은 연준이 이달 회의 성명서에서 ‘인내심 있게’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 투자자들과 소통의 핵심 창구였던 선제적 가이드를 종료한 상황에 나온 것이어서 시장의 시선을 모았다.
버냉키 전 의장은 “조기에 긴축을 단행할 경우 경기 둔화와 함께 자본투자이익률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실물경기 후퇴로 인해 결국 연준은 다시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과거 연준이 충분한 경제적 여건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 금리를 올렸다가 경기를 악화시킨 사례가 수차례에 이른다며 그는 섣부른 결정을 경계했다.
연준이 장기간에 걸쳐 사실상 제로금리 정책을 시행한 데 따라 금융시장을 왜곡시켰다는 주장에 대해 버냉키 전 의장은 강하게 반박했다. 연준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은 실물경기가 중장기적으로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정책 금리를 결정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논리로 볼 때 현 수준의 금리가 경제 펀더멘털에 근거해 적정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또 시장금리에 대한 연준의 영향력은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버냉키 전 의장은 강조했다. 경기 향방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질금리는 향후 경제성장률 전망을 포함해 다수의 변수에 의해 결정되며, 연준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 현재의 초저금리를 야기한 유일한 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는 얘기다.
한편 연준 수장을 맡는 동안 블로그와 트위트 등 소셜 미디어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던 그는 공직에서 물러난 만큼 이른바 ‘페드워처’들의 시선에서 자유롭게 경제 및 금융시장에 대한 의견을 적극 제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준 의장을 맡기 전 프린스턴 대학의 교수를 지낸 그는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최고연구원으로 재직중이며, 앞으로 연구 및 저술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