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남현 기자] 주택금융공사가 처음 실시한 안심전환대출용 주택저당증권(MBS) 입찰이 무난했다는 평가다. 물량소화가 비교적 원활했기 때문이다.
◆ 10년물 0.3조 미매각, 15년·20년물 전액낙찰
8일 주금공과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실시한 총 1조1700억원 규모 MBS 경쟁입찰 결과 10년물만 미매각이 발생했을뿐 나머지 종목은 예정액이 모두 낙찰됐다. 종목별로는 10년물 6100억원, 15년물 4200억원, 20년물 1400억원으로 입찰이 진행된 가운데 10년물은 응찰 및 낙찰액이 각각 3100억원으로, 3000억원이 미매각됐다. 낙찰금리는 국고10년물에 10bp를 가산한 수준이다. 이번 입찰에서 발생한 미매각분은 선경쟁 후비경쟁 지분매각 방식에 따라 은행이 추후 매입할 예정이다.
15년물과 20년물의 경우 응찰액은 각각 4600억원과 3000억원을 기록했다. 낙찰금리는 15년물이 국고10년물대비 +23bp, 20년물이 국고10년물+28bp였다.
한편 이번 입찰의 발행일은 오는 12일로 발행액은 총 3조6000억원이다. 입찰물량을 제외한 2조4300억원은 1년물과 2년물, 3년물, 5년물, 7년물로 나뉘어 비경쟁 지분매각 방식으로 매각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경쟁입찰 물량은 이번 회차 발행물량 중 32.5%를 차지했다.
조점호 주금공 유동화증권부장은 “10년물은 절반정도 들어왔고 나머지는 응찰액이 예정액을 초과해 들어왔다. 이 정도면 선방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도 “무난히 된 것 같다. 장기물은 장기투자기관등 엔드유저들이 충분히 들어갈만한 했다. 문제는 10년물이었는데 물량이 늘었음에도 반이상 소화된거면 성공적이라 봐야한다”고 전했다.
◆ 향후 물량소화 지켜봐야..시장금리 안정화 예상..은행 부담도 줄 듯
첫회 입찰이 무난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입찰에서도 물량소화가 원활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MBS입찰을 앞두고 채권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금리메리트가 부각된 상황이었고 마침 채권시장이 강세를 펼치는 날 입찰이 이뤄지면서 심리적 안정을 준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진단에서다.
이에 따라 입찰물량 소화가 원활하려면 금리가 좀더 상승, 스프레드를 좀더 벌릴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앞으로의 입찰이 계속 무난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물량이 많이 남아 있는데다 이번에는 그나마 손보사들이 많이 참여했다고 하지만 실제 연금 이외 보험사들의 참여가 많지 않은 분위기”라며 “생보사들도 최대한 피하려는 눈치라 실링(최고발행금리)을 어느정도 벌리느냐가 관건이다. 금리메리트를 더 준다면 외국계 생보사들까지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채권금리의 추가 강세 여부보다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날지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윤여삼 대우증권 채권애널리스트는 “오늘은 가격메리트가 있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봐야한다. 다만 오늘 채권시장이 강세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고10년물이 2.3%대까지 내려간다면 가격부담이 다시 작용할 수 있다. 입찰여부가 불투명해질 여지도 있다”면서도 “다만 기관들이 적극성을 보인 만큼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책기대를 조금 회복시켜준다면 (입찰이) 무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장 수요가 확인된 만큼 은행이 떠안아야할 물량도 줄었다는 평가다. 한 시중은행의 자금부장은 “은행입장에서는 장기물로 물량이 들어오는데 이를 헤지할만한 툴이 별로 없다는 부담이 있었다. 예수금에 긴 듀레이션을 갖고 있는게 없어 이자율스왑(IRS)으로 커버할 수도 없었다”며 “다만 15년과 20년물 등 장기물쪽에서는 보험사 등 시장수요가 확인된 만큼 10년물 정도는 (은행이) 어느 정도 떠안고 갈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안심전환대출용 MBS의 다음 입찰과 발행일은 오는 21일과 26일로 예정돼 있다. 애초 18일 입찰은 국고10년물 입찰과 겹침에 따른 물량부담을 고려해 취소했다. 다음 달에도 10년물입찰이 진행되는 셋째 주에는 MBS입찰이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주금공은 다음 달까지 안심전환대출용 MBS 34조원 발행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