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미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담은 보고서가 나와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HSBC는 13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침몰한 타이타닉호처럼 침체에 빠질 수 있다며 조기 금리인상 등 4가지 빙산을 제시하고 미국과 세계 경제가 가까운 미래에 또 다른 경기둔화를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 타임스퀘어에 있는 나스닥 마켓사이트 대형 광고판에 나타난 미국 국기<출처=블룸버그통신> |
보고서는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와 부채 규모가 과도해 또 다른 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진단한다.
더욱이 성장을 촉진할 금리 인하나 재정 확대 정책을 사용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킹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나라들이 정책 수단 없이 둔화를 더 악화시키는 것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미국 경제가 앞으로 마주칠 수 있는 위험으로 ▲임금 인상 ▲중국 경기 침체 ▲조기 금리인상 ▲과도한 연기금 적자를 꼽았다.
우선 임금 인상이 소비를 늘리는 것보다는 기업 주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킹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회복이 미지근한 가운데 임금 인상이 이뤄진다면 주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마트와 타깃 등 대형 소매판매점들이 올해 임금을 인상했고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의 정보통신기술(IT) 기업들도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지만 4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월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인상으로 인한 소비 확대 효과가 미미하며 오히려 기업의 비용을 늘려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둔화되고 있는 중국의 경제 성장률도 위험 요인이다. 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마이너스 경제 성장률을 보인다면 글로벌 경제는 완전히 정신을 잃을 것"이라며 "지금보다도 훨씬 더 원자재 가격이 붕괴되고 미국 달러화가 과도하게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너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는 점도 미국 경제를 침몰시킬 수 있는 '빙산'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빙산은 불어나고 있는 연기금이다. 무디스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의 최대 연기금은 10년 안에 자금이 바닥날 것으로 전망된다. 무디스는 연기금 적자 문제로 시카고의 신용등급을 정크등급으로 강등했다.
다른 대다수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또 다른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HSBC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대부분 견조한 고용시장을 근거로 미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