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앞다퉈 ‘팔자’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 이익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으로 인해 펀드 매니저들이 주식 비중을 대폭 줄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가[출처=블룸버그통신] |
펀드 매니저들의 미국 주식 비중은 2009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조사가 이뤄진 기간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하지 못한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펀드 매니저들의 매도 심리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BOA의 마이클 하트네트 최고투자전략가는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신뢰가 꺾인 것은 아니며, 달러화의 추세적인 상승이 유효하다는 판단에도 변함이 없다”며 “하지만 주가의 지속적인 상승 여부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투자자들이 현금 비중을 대폭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팔자’는 미국 주식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다. 응답자 가운데 주식을 선호하는 펀드매니저가 47%를 기록해 전월에 비해 7%포인트 하락했다.
또 응답자 가운데 기업 이익을 근거로 할 때 미국이 투자에 적합한 지역이라는 의견을 밝힌 펀드 매니저들이 7%에 불과했다.
채권에 대한 투자자의 선호도 역시 시들했다. 주식 비중을 대폭 줄인 가운데 절반을 웃도는 펀드 매니저들이 올해 가장 높은 변동성과 하락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보이는 자산으로 채권을 꼽았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긴축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채권시장의 불안정한 급등락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식 포지션을 대폭 축소한 한편 채권시장에서도 일보 후퇴한 투자자들은 현금 비중을 10개월래 최고치로 높였다. 다만 에너지와 IT, 금융 섹터의 비중을 일정 부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8명의 펀드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이들의 운용 자산은 총 6080억달러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