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추연숙 기자]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이 끝내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팬택은 이날 법정관리 폐지를 신청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준우 대표는 사내게시판을 통해 "지난 10개월간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팬택의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 주는 적합한 인수대상자를 찾지 못했다"며 "더 이상 기업으로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되어 기업회생절차 폐지 신청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팬택 임직원들은 월급을 자진 반납하고 휴직을 실시하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인수합병(M&A)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목표로 최소한의 기업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특히, 이번 위기를 타개해 수만 명의 직간접 고용 효과,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력 강화로 창조경제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로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주, 채권단 및 협력업체를 포함한 이해 관계자 여러분께 머리를 조아려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향후의 일정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저희 제품을 사용하시는 고객분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출시된 팬택 베가아이언2 <사진제공=팬택> |
지난해 3월 2차 워크아웃에 들어간 팬택은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 때 큰 타격을 입은 후 그 해 8월부터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이후 팬택은 세 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1차 공개 매각 때는 인수의향서를 낸 곳이 없었다. 이에 팬택은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새 주인을 물색했지만, 인수 의사를 밝혔던 미국의 한 자산운용사가 대금을 내지 않으면서 또다시 매각이 무산됐다. 최근 공개 매각에서는 인수의향서를 낸 업체가 세 곳 있었지만, 법원은 자격 불충분을 이유로 매각 불발을 선언했다.
향후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팬택이 보유한 시설 등 자산을 팔아 채권단에 빚을 갚는 파산절차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임직원 임금과 퇴직금 등은 우선 변제된다.
팬택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팬택의 자산은 총 2683억원이다. 부채는 총 9962억원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공개 매각 입찰을 진행했을 당시, 매각 주간사인 삼정회계법인은 팬택의 청산가치(1505억원)를 계속기업가치(1114억원)보다 높게 책정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팬택이 되살아날 수 있을지에 업계는 주목해 왔다. 팬택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13% 정도의 점유율을 유지했던 중견 휴대폰 제조사다.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국내 2~3위 스마트폰 제조사에 오르며 대기업과 당당하게 경쟁한 상징적 존재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