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민예원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대신해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섰다. 지난달 15일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그룹의 대표 자격으로 참석하는 사실상의 첫 공식 행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5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형석 사진기자> |
이 부회장은 1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25회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공식행사가 시작되기 5분 전쯤 호암아트홀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수많은 취재진이 몰리면서 미리 만들어놓은 포토존을 통과하지 않고 별도 출입문을 통해 입장했다.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참석하는 만큼 언론의 뜨거운 관심이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 부회장의 호암상 시상식 참석은 삼성을 대표하는 첫 공식 행보라는 의미를 갖는다. 호암상 시상식은 1990년 이건희 회장이 선대 회장의 인재 제일주의와 사회공익정신 뜻을 기려 제정한 상으로, 그동안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이 회장이 직접 참석해 왔다. 그만큼 삼성그룹 내에서 상징성이 큰 행사다.
지난해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는 와병 중인 이 회장 뿐 아니라 이 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의 이날 참석은 그룹 내 위상이 이전과는 달라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부회장은 이 회장 대신 대표 자격으로 참석하면서도 최대한 언론의 노출을 피하며 몸을 낮추는 모습이었다.
이날 시상식장에서도 이 부회장의 모습은 브라운관에 한 두 번 정도 비췄을 뿐이다. 이날 재단 이사장과 수상자들은 이건희 회장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빠른 쾌유를 빌었다.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이건희 회장이 호암상을 제정한 지 25주년 되는 해"라면서 "이건희 회장께 심심한 감사를 드리며 회장님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권숙일 대한민국학술원 회장도 축사에서 "호암 이병철 회장의 인재 제일과 사회공헌 정신이 이건희 회장의 높은 뜻에 호암상에 그대로 투영됐다"고 밝혔다. 수상자들 역시 수상 소감에서 이건희 회장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빠른 쾌유를 기원하기도 했다.
이날 호암상 시상식에는 고건 전 국무총리와 이홍구 전 총리, 한덕수 전 총리, 현승종 전 총리 등이 참석했다.
또한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나선화 문화재청장,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 등 각계 주요 인사 550여명이 참석했다.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등도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부문별 수상자는 ▲과학상 천진우 박사(연세대 언더우드 특훈교수) ▲공학상 김창진 박사(UCLA 교수) ▲의학상 김성훈 박사(서울대 교수) ▲예술상 김수자 현대미술작가 ▲사회봉사상 백영심 간호사가 선정됐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민예원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