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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독일 국채 수익률이 증시를 쥐락펴락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소위 ‘금리 발작’에서 자유로운 주식시장을 찾기 어렵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경제 펀더멘털과 중앙은행의 부양책보다 독일 국채 수익률이 주가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양상이다.
월가의 투자가들은 미국보다 해외 증시에 무게를 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추가 상승 가능성을 지닌 이머징마켓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최근 주가 상승이 부담스럽더라도 비중을 축소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8일(현지시각) JP모간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시장과 주식 수익률의 상관관계가 30%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3년 5월 이른바 ‘테이퍼 발작’이 발생한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포트폴리오 분산을 통해 손실 리스크를 헤지하는 데 중점을 둔 투자자들은 최근 시장 상황에 크게 좌절한 표정이다.
선진국 국채시장은 지난해 4월 말 이후 3.7%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MSCI 월드 지수는 1% 이내로 하락했다.
이와 동시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올들어 국채 가격 변동
황소상[출처=블룸버그통신] |
투자자들은 채권 수익률 상승이 추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자들의 ‘팔자’가 일시에 터져 나오면서 수익률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얘기다.
JP모간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펀드를 집중적으로 매도해 지난 2013년과 같은 시장 혼란이 발생할 여지가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움직임과 함께 유로존의 경제 지표 개선이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주 독일 국채의 변동성은 1998년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자산 매입을 조기 종료할 수 있다는 시장 예측을 정면 반박하면서도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하반기 진입을 눈앞에 둔 가운데 보수적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긴축이 현실화될 경우 이에 따른 파장을 감안해 이머징마켓의 채권과 주식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는 주장이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현명한 자산배분가(The Intelligent Asset Allocator)>의 저자인 윌리엄 번스타인은 “뉴욕증시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낮은 이머징마켓이나 그 밖에 해외 주식의 비중을 줄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이 회복될 때 해외 증시가 더욱 커다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가드 그룹의 프란시스 키너리 투자전략 헤드는 “리스크 헤지를 포트폴리오 변경의 가장 커다란 목표로 한다면 주식시장 간의 비중 조절은 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국채 수익률의 변동성이 이머징마켓 뿐 아니라 미국과 유로존 증시 역시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있어 선진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판단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주장이다.
키너리 헤드는 “시장 변동성 상승을 이유로 해외 주식을 서둘러 매도하는 전략은 추천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골드만 삭스 역시 연말까지 뉴욕증시의 흐름이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강세장과 확연하게 대조적인 그림을 연출할 것이라는 얘기다.
골드만 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전략가는 “연말까지 S&P500 지수가 2100까지 오르는 데 그칠 것”이라며 “뉴욕증시의 연간 수익률이 바닥권으로 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