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남현 기자] “메르스 사태는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구실이 하나 생긴 것이다.”
이성태(사진) 전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 사태로 최근 기준금리 인하 압력이 거세지는 것 같다는 질문에 “별로 할 이야기가 없다”고 운을 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간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줄곧 구실을 찾아 왔었다”고도 덧붙였다.
이 전 총재는 “금리인하가 곤란하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도 가계부채 문제를 들어왔다”며 “양쪽 다 모든 것을 자기에게 유리한쪽으로 해석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메르스 사태로 내수에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일시적이라는 언급을 먼저 함에 따라 메르스 사태가 크게 확산되지 않는 이상 경제에 사실상 큰 영향은 없을 것 임을 시사했다. 이 전 총재는 “메르스는 일시적으로 (사람들이) 활동을 중단하니 내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전 총재가 부총재로 임명되기 직전인 2003년 5월13일 당시 한은 금통위는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SARS) 확산 우려에 기준금리(당시 콜금리)를 25bp 인하한 4.00%로 결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오래전 일이라 그때 사스와 관련한 기억은 없다. 통화정책에 영향을 줬는지 안줬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시 발표한 통화정책방향문구에서는 ‘국내경기는 내수부진으로 생산이 위축되고 재고가 누적되는 등 둔화추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핵문제 및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 확산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음’이라고 적시했다. 또 당시 의사록을 보면 일부 위원은 “지난 4월에 발표한 경제전망치를 재점검함에 있어서는 사스의 영향뿐만 아니라 유가 및 환율 전제치가 당초 전제했던 수준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 다른 위원도 “경제성장률이 사스의 영향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었다.
한은은 11일 6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1.75%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