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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승환 기자] 알리바바의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 지분 인수가 '빅데이터+미디어'를 기반으로 주식투자 종합 서비스분야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지난 4일 상하이미디어그룹(SMG)과 경제매체 제일재경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약 12억위안에 제일재경의 지분 30%를 매입했다.
이날 지분 인수 체결식에 참여한 마윈회장은 "알리바바가 보유한 빅데이터를 우수한 매체와의 협력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중국판 월스트리트저널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왕젠쥔 SMG 총재도 "알리바바와의 협력은 빅데이터 영역에 집중될 것"이며 "향후 제일재경은 알비바바가 전자상거래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가공해 비즈니스 정보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화서도시(華西都市)보는 이날 올해 4월에도 알리바바는 중국의 경제잡지 '재경(財經)'의 모기업인 재신(財訊)그룹과 함께 뉴미디어 업체인 '무계(無界)미디어'를 출범했다고 보도하며 "알리바바의 미디어 영역 진출을 위한 두번째 과정이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사진=바이두(百度)> |
◆ 경제매체 인수 알리바바, 전자상거래를 품은 제일재경…진짜 속내는?
경제종합매체 제일재경이 알리바바에 손을 벌린 의도는 뚜렸하다. 알리바바가 구축해온 방대한 빅데이터를 활용. 고객에게 보다 양질의 정보를 제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루이강 SMG 라디오영상유한공사 이사장은 "제일재경은 지난해 여름부터 알리바바의 빅데이터에 매력을 느껴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다"며 "빅데이터는 경제를 구성하는 중요한 기본요소로, 알리바바는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동시에 그 자체로 방대한 빅데이터 창고"라고 밝혔다
남방도시(南方都市)보에 따르면, SMG는 작년 11월에도 알리바바와 금융서비스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SMG는 알리바바의 계열사 앤트파이낸셜과 손잡고 금융정보서비스업체 항생집원(恒生聚園)에 공동으로 투자했다.
남방도시보는 "이때부터 제일재경은 알리바바와의 본격적인 제휴를 통해 빅데이터를 통한 뉴미디어와 경제정보서비스의 결합을 계획해 왔다"며 "제일재경의 목표는 중국판 블룸버그 출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제일재경이 알리바바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정보 서비스 등 차별화된 경제 정보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시가총액 2200억달러(약244조원) 규모의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경제미디어에 진출하는 의도는 쉽게 파악되지 않는다. 특히, 어떤 형태의 수익모델을 만들어낼 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빅데이터와 미디어의 결합을 통해 알리바바가 쌓아온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앞서 마윈 회장이 "우수한 매체에 알리바바의 빅데이터를 제공해 모두가 만족하는 빅데이터 상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직접 지분 인수 목적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남방도시보는 웨이우후이 상하이교통대미디어학원 교수를 인용, "알리바바는 자신의 데이터가공·운영능력이 부족한 것을 인지하고, 자신의 빅데이터를 정교하게 가공할 수 있는 매체를 필요로 해왔다"며 알리바바의 제일재경 지분 인수 배경을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알리바바와 제일재경의 전략적 협력은 전자상거래의 데이터베이스(DB) 활용하고, 경제 매체와 제휴를 통해 풍부한 금융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계산"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알리바바가 축적된 금융 빅데이터를 활용해 자동차, 가전, 홈엔터테인먼트사업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 스마트 리빙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21세기 경제보도는 "마윈의 목적은 하나의 페이지에 1000명의 사람이 서로 다른 내용의 정보를 볼 수 있는 디지털매체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는 야후와 구글도 실현하지 못한 것으로 현재 마윈은 리루이강과 손을 잡고 이 목표를 실현하려한다"진단했다.
◆ 알리바바, 주식투자 서비스 진출해 동화순(同花順)과 대결할 것
중국 온라인 금융정보 업체 동화순(同花顺) |
중국의 인터넷매체 속도망(速途網) 역시 칼럼을 통해 "알리바바의 제일재경 인수는 간단히 말해, 알리페이와 제일재경이 손잡고 주식투자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려는 것"이라며 "플랫폼을 통한 정보 제공은 하나의 조각일 뿐, 알리바바는 투자자들이 알리페이를 통해 증권계좌를 등록하고 주식거래에 나서길 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알리바바는 주식거래를 비롯한 금융서비스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알리바바는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을 통해 중국경천소프트웨어와 공동으로 '성이대 (誠易貸)'라는 금융상품을 출시했다. 이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무담보 신용대출 상품으로, 앤트파이낸셜이 자금을 제공하고 이자소득을 공유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지난 6일에는 제일재경과 함께 인터넷금융 전문 싱크탱크인 '잉판(應帆)연구원'을 베이징에서 출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중국경영망은 "알리바바가 빅데이터를 통한 궁극적인 수익 창출모델로 금융거래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진단하며 "특히, 빅데이터를 통한 주식정보 서비스로 큰 성공을 거둔 동화순의 비즈니스 모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동화순은 중국 내 투자자들에게 일명 '투기조장소프트웨어(炒股软件)'로 불리고 있는 중국 내 인터넷 금융정보 서비스분야의 일인자다. 시가총액은 645억위안으로, 지난해 말부터 불마켓의 상승세를 타고 요우쿠(优酷}, Ctrip(携程) 등 중국내 대형 인터넷 기업들을 넘어섰다.
또한 전강완보(錢江晚報)의 분석에 따르면, 동화순은 주식정보관련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배포해 개인투자자들을 고객으로 확보한뒤, 축적한 빅데이터를 통해 98위안부터 9800위안까지 다양한 맞춤형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고객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정보 제공서비스로 수익 모델 창출에 안착했다는 것.
중국경영망은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가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등 차세대 인터넷 개념을 선전하고 다니는 사이, 동화순은 실제로 이 기술들을 융화시키는 데 성공해 상업화 방면에서 BAT를 앞질렀다"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업화 기술은 다른 인터넷 기업들이 벤치마킹하는 수준까지 왔다"고 진단했다.
중국경영망은 이어 "알리바바는 알리페이를 주식투자 플랫폼으로 만들어 중국 제일의 주식투자정보 업체인 동화순과 밥그릇 다툼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