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업계가 이 같은 수준의 기술개발에 도달해서야 비로소 전기자동차가 기존 석유연료 차량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는데, 이 마법의 숫자가 조만간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는 소식이다.
먼저 주행거리는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꺼리게 만드는 요소였다. 이른바 주행거리 불안으로 불리는 문제는, 전기차 배터리가 소진돼 엔진이 멈춰버리는 상황을 말한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업계는 이를 떨쳐버린 분위기다. 주행거리 불안(range anxiety)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가파른 진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를 충전하는 모습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어 "수년 내로 전기차 주행거리를 두 배 늘리고, 오는 2020년 전까지 추가로 30%~40% 더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르노-닛산이 내놓은 전기차 조에(ZOE)의 평균 주행거리가 120마일에서 200마일까지 향상된다는 의미다. 동시에 주행거리 불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한층 덜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시장의 비중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댄 암만 제너럴모터스(GM) 사장도 "전기차 기술 개발이 상당 부분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GM은 200마일 이상의 주행거리를 갖춘 전기차 볼트를 오는 2017년 출시할 계획이다. 할인과 세금감면 등 인센티브를 감안한 가격은 3만달러 내외로, 기존 석유연료 차량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 주행거리, 배터리 가격 등 과제 풀린다
최근 유럽에서는 최근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인 LMC오토모티브는 올해 유럽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수소연료 자동차 판매량이 36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수치지만 유럽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는 2.5%에 불과한 비중이다. 게다가 선진국을 기준으로 할 경우,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1%에도 못미친다.
이처럼 전기차의 대중화가 지지부진한 또 다른 요인은 고가의 배터리다. 전문가들은 주행거리 불안 외에 고가의 배터리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전기차 대중화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보였다.
시장조사기관 룩스리서치의 코스민 래슬로 애널리스트는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비싼 가격에 배터리를 구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포드가 지난 2012년 배터리 구매에 지불한 비용은 킬로와트당 650달러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가솔린 엔진과 달리 수명과 교체시기가 짧다. 고가의 배터리 가격이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 의욕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가의 배터리는 소비자는 물론 제조사의 수익성도 해치고 있다. 세르지오 마르키오니 피아트-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당국의 규제로 전기차 한 대를 팔 때마다 1만4000달러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소비자들이 우리의 전기차 500e를 구매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어려움을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분주하다.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는 현재 미국 네바다주에 세계 최대 리튬이온배터리 생산공장인 기가팩토리를 건설 중이다. 완공 후 오는 2020년, 기가팩토리의 생산량은 전 세계 배터리 생산량을 웃돌 전망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이 극찬한 중국 전기차 비야디 역시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룩스리서치는 "전기차 보급이 빨라지려면 배터리 가격이 kWh당 200달러 밑으로 내려가야 한다"며, 테슬라와 비야디의 배터리 가격을 각각 kWh당 172달러, 211달러로 전망했다.
한편, 신문은 모든 업체가 배터리 기술 개선에 역량을 쏟는 것은 아니라면서, 토요타와 현대자동차는 수소연료전지 기술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가운데 포드를 포함한 일부 업체들은 가솔린 및 디젤 엔진의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