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최근 엔저 관련 발언에 대해 명목 환율에 영향을 주려던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일부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엔저 견제 입장을 부정했다'는 판단과 함께 엔 매도에 나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발언이 애초 추가 엔저를 경계하는 입장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닌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16일 오전 일본 참의원(상원) 재정금융위에 출석한 구로다 총재는 "지난 10일 언급한 엔화의 실질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에 대한 언급은 엔화의 무역가중치와 물가변동량을 반영한 가치를 의미하지 특정한 두 통화 간 명목 환율에 대한 평가나 앞으로의 방향을 가리킨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구로다 총재는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을 고려할 때 지금 수준보다 추가적인 약세를 보일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고, 이 발언으로 앞서 125엔 수준까지 올랐던 달러/엔 환율은 일시 122엔대까지 급락하면서 엔저 흐름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이날 구로다 총재는 엔저가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은 물론 엔저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식의 의도를 나타낸 적도 없었다고 주장하며 "환율이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며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이상 경제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초 이후 달러/엔 환율 추이 <출처 = CNBC> |
구로다 총재는 이미 지난주 발언 직후 경제상에게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고,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달러/엔 환율은 앞서 125엔대 수준은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이날 한국시간 오후 1시15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123.55~58엔에 호가되고 있다. 전날 뉴욕시장과 비교할 때 큰 변화가 없는 수준이다.
구로다 총재의 해명 직후 달러/엔은 123.30엔 부근에서 123.70엔선가지 급격하게 오르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원위치했다.
노무라 홀딩스 이코노미스트 구와하라 마사키는 "구로다 총재가 지난주 발언에서 입장을 선회한 것은 아니며 단지 실질실효환율을 언급한 의미를 좀 더 분명히 했을 뿐"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당연히 구로다 총재가 시장 영향을 염두에 두지 않고 그 같은 발언을 했을 리가 없고, 아마도 바람직하지 않은 수준까지 가속화된 엔저 흐름을 멈추길 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외환 애널리스트 상당수가 구로다 발언과 상관 없이 엔화가 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최근 서베이에서 내년 1분기까지 달러/엔 환율이 126엔까지 밀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