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그리스 합의 실패로 인한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우려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지만 월가 트레이더들은 대부분이 "예상했던 시나리오"라며 담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하지만 그리스의 긴박한 상황 전개에도 이날 뉴욕 증시는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는 등 강력한 랠리를 연출했다. 그리스 소식 보다는 예상보다 완화 기조를 강하게 내비친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5143까지 오른 뒤 전날보다 1.34% 뛴 5132.95로 사상 최고 종가를 기록했고, 다우지수와 S&P500지수도 각각 1% 안팎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CNBC는 그리스 악재에도 뉴욕 증시가 랠리를 보인 것은 결국에는 포괄적인 그리스 합의안이 도출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오닐(O'Neil) 증권 담당이사 케니 폴카리는 "그리스 은행들이 월요일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이번 주말 긴급 정상회담 막판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채권단이 제시한) 합의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월요일 그리스 은행권이 문을 닫는다 해도 시장 쇼크를 초래하진 않을 것이라며 "이미 예견됐던 시나리오라 아무도 이를 서프라이즈로 여기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드바이저 인베스트먼트 수석투자담당자(CIO) 짐 로웰은 그리스 주식이나 채권이 미국 투자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개 20%도 되지 않는다며 그리스 악재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경제가 더디긴 하지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안도하고 있다"며 "그리스를 제외한 유로존도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그렉시트가 현실화해도 유로존 시장에는 오히려 펀더멘털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에서도 그렉시트의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지는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그렉시트보다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글로벌 주식시장 거품 붕괴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