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대형 건설사들의 지난 2분기 주택부문 신규 수주가 전분기 대비 급감했다.
주택경기 호황이 조만간 꺾일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돌자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수주잔액이 쌓여 저가 수주를 하지 않았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7일 건설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6개 대형 건설사들의 2분기 주택부문 신규 수주는 총 2조8100억원 규모로 전분기(5조7500억원) 대비 49% 감소했다.
<자료=건설업계 및 KTB투자증권> |
주택부문 신규 사업장은 ▲인천 송도 재미동포타운조성사업(2097억원) ▲서울 마포구 신수동 신수1 재건축 신축공사(2229억원) ▲부산시 동래구 온천2구역 재개발 공사(3297억원) 등이다.
GS건설은 2분기 주택 공사수주가 전분기(1조7000억원)대비 약 7000억원 감소한 1조원을 기록했다. 다만 2분기 주택수주로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따냈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은 1조2000억원에서 6500억원으로, 대림산업은 5000억원대에서 4000억원규모로 주택부문 수주액이 감소했다.
건설업계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2분기 주택부문 신규 수주가 전무하다. 1분기 수주액도 각각 2000억원, 3000억원에 불과했다.
최근 주택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과 재정비사업 추진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실적은 예상 밖이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은 유가하락과 일본 엔화 가치 절하 등으로 해외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주택사업 비중을 높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주택경기가 하락 반전할 수 있다는 시각이 건설사의 수주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주택시장은 미분양 감소 및 분양 훈풍으로 호황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점을 찍고 있어 조만간 침체기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크다.
실제 미분양 주택은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올 들어 꾸준히 감소하던 전국 미분양 주택이 지난 5월 소폭 늘어난 것. 지난 2013년 12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가구가 넘었다가 올해 들어 2만8000가구로 줄었다. 이후 미분양 주택의 소진이 정체됐다. 특히 시장에서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없다는 점도 건설업계가 주택사업을 보수적으로 바라보는 이유 중 하나다.
대형 건설사들이 지난해부터 활발한 영업활동을 해 민간사업 수주잔액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점도 최근의 주택 수주 부진 이유로 꼽힌다. 한 대형 건설사 주택사업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해외 수주액이 목표대비 20~30% 머물러 국내 주택부문 수주를 강화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수주잔액이 충분히 쌓인 만큼 앞으로 인기 지역의 선별적인 공사 수주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분기 기준 GS건설의 국내 민간공사 수주잔액은 16조5500억원으로 전년동기(15조6300억원)대비 9200억원 늘었다. 현대산업개발도 11조200억원에서 8000억원 늘어난 11조83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수주에 집중하다보니 올해 신규로 수주한 사업장이 거의 없었다”며 “현재 수주 실적은 부진하나 수익성을 갖춘 사업장 위주로 꾸준히 수주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