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가 잠잠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금리인하를 단행했던터라 이달에는 신중론에 무게가 실렸던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심은 한은이 올 경제성장률을 얼마나 낮출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 3%대를 고수할지 2%대로 주저앉을지가 관전포인트다. 아울러 최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 등이 불거지는 등 글로벌 위기상황이 지속되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지 여부도 관심사다. 이를 위해 우선 점검할 사항은 금리동결의 만장일치 여부다.
9일 한은 금통위는 7월 기준금리 결정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0월에 이어 올해 3월과 6월 총 네차례에 걸쳐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1년이 채 안되는 기간동안 기준금리를 100bp(1%p)나 하향조정한 셈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한은은 지난달 인하가 선제 대응 차원이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행여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명분은 있던 참이었다. 이에 기준금리 전망도 이미 동결에 기울었었다. 연속적인 인하를 할만큼 시급한 위기상황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한 달마다 10조원 가까이 폭증하는 가계부채도 동결 결정 요인이었을 것이다. 민간신용 확대로 인한 자금 단기부동화 우려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복병이었던 메르스 기세는 한 풀 꺾인 듯한 모습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24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메르스 3주차 소비관련지표를 보면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1~2주차보다 감소폭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리스 우려로 금융시장이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영향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추경 포함 재정 22조원 보강 방안은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쓸 수 있는 가용 재원을 다 긁어모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시장은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여부보다는 수정경제전망에 더욱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은은 지난 4월 올해 경제성장률로 3.1%를 제시했었다.
성장률은 소폭 하향 조정에 그쳐 3%대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좀 더 우세해 보인다. 다만 성장률 전망치가 3%대를 밑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자연스레 추가 인하 가능성이 다시 대두될 수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인하 소수의견 출현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하성근 위원 외 또 다른 '비둘기'가 등장할지 여부도 주목할만하다.
박동진 삼성선물 연구원은 "기준금리 결정보다 수정경제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성장률 하락폭이 관건이 될 것이나 정부의 3%대 경제성장률을 수성하겠다는 의지를 고려한다면 한은도 3%대에서 소폭 하향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잠시 후 오전 11시 20분부터는 이주열 총재가 기자설명회를 통해 이번 금리 동결의 배경, 만장일치 여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전망치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후 오후 1시 30분에는 하반기 경제전망자료를 통해 주요 전망치와 판단근거를 발표한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