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9일 상하이지수가 단숨에 3700포인트를 회복하면서 중국증시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이를 조정 마감신호로 볼수 있는지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낙관론자들은 4000포인트 회복이 임박했다고 주장하고 신중론자들은 여전히 3500포인트대를 지지선으로 바닥 다지기를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4주 가까은 급락장의 전말과 시장 동향, 정부의 증시정책 등을 짚어보고 향후 A주 주가의 방향성을 탐색해본다. <편집자주>
중국증시 상하이지수는 1월 5일 3258.63포인트로 2015년 첫장을 열었다. 이후 상하이지수는 어지러울 만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4월 10일 4000포인트(4034.31)를 돌파하고 6월 5일 5000포인트대(5051.63)에 접어들었다. 상하이지수는 6월 12일 5166포인트(장중 최고가는 6월 15일 5178포인트)로 연간 최고점을 기록했다.
중국 증시 호황을 주도한 일등공신은 두말할 나위없이 시장에 쓰나미 처럼 밀려든 유동성이다. 경제침체는 올들어 금리와 지준율을 각각 세차례 낮추는 조치를 불렀고, 이런 통화완화에 대한 수혜는 모두 A주 증시가 독차지 했다. 2014년 7월 이후 전개된 중국의 이번 불마켓장은 시진핑의 개혁과 11월 선강퉁 개통 등 자본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원적으로는 유동성장(水市)이라고 볼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불마켓장 전망에 대해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고 통화 긴축이 거론될 때 까지 중국 증시가 호황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을 정도였다.
하지만 유동성을 에너지로 한 중국의 불마켓은 6월 15일을 고비로 내리막길로 반전되기 시작했다. 먼저 분기와 반기말 결재 수요 등이 몰리면서 자금 시장에 이상기류가 발생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적기에 유동성을 풀지 않자 시중자금 사정은 한층 빠듯해졌고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증시에서 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중국은 2013년에도 6월말 자금 대란이 발생,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적이 있다. 가뜩이나 올해의 경우 주가가 장기 고공비행을 하면서 거품 우려가 한껏 증폭됐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매물이 쏟아지고 주가 및 지수 공매도 세력까지 가세해 시장을 교란하면서 중국 증시는 삽시간에 급락 장세로 돌아섰다. 시장 불안이 가중되면서 개인들은 하한가에 주식을 내던지기 시작했고 불마켓장은 순식간에 패닉장으로 변했다. 중국 당국은 6월 26일 상하이지수가 7.4%급락하며 4100포인
트대로 후퇴하자 이상징후를 감지했다. 당초 상반기중 물건너간 것으로 여겨졌던 금리와 지준율 인하조치가 27일 저녁 전격 단행됐다. 이를 신호탄으로
중국당국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메가톤급 시장 부양책<표>을 쏟아냈다.
무엇보다 막강한 정부 자금력을 동원해 유동성을 시장에 다시 주입하고 거의 명령에 가까운 지침을 내려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오지 못하게 통로를 틀어 막았다. 한편으론 중국증권금융공사를 통해 대대적으로 유동성을 투입했다. 국자위 소속 111개 중앙 국유기업에 대해 지분매각을 금지시키고 이를 정부 컨트롤이 가능한 600여개 기업으로 확산시켰다. 또한 상하이 선전 양 거래소 2800여개 기업중 절반에 해당하는 1400개 기업에 대해 거래를 중단시켜 자금 유출을 근원적으로 차단했다.
이번 중국 A주 구하기 작전에는 재정부와 중앙회금 사회보장기금 공모기금 증권사 보험회사( 중국의 증권사 보험사는 대부분 정부가 지배주주임)등 정부 부처와 기관들이 직접 실탄(자금)을 가지고 참여했다. 여기에 중국 증시의 싯가총액에서 절대비중을 차지하는 중앙 국유기업의 모기업들이 전부 출동해 나락으로 떨어져내리는 A주를 건져올렸다.
특히 8일 중국 증감회가 증권금융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 것은 빈사상태의 환자에게 직접 혈액을 공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직접적이고 빠른 효과를 거뒀다. 증권금융을 통한 액티브펀드 투자와 증권사에 대한 신용확대, 보험자금 1000억위안 투입은 시장의 투자심리를 빠르게 호전시켰다. CSI 500지수선물 매도 보증금을 9일부터 30%로 높인것도 시장에 즉각적인 효과를 냈다. 바닥 모르고 추락하던 창업판(차스닥)은 이런 조치가 나온뒤 8일 모처럼 0.51% 반등했고, 전문가들에 의해 이는 주가의 새 방향성을 가늠할 수 매우 유의미한 변화로 받아들여졌다.
A주 구하기 작전에는 경제 금융 부문 뿐만 아니라 공안부(경찰과 일부 행자 검찰기능을 겸비한 부처)까지 참여해 그야말로 버라이어티하게 전개됐다. 주가가 급반등세로 돌아서기 전인 9일 오전 중국 증감회에는 낯선 인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공안부 멍칭펑(孟慶豊)부부장(차관)이 금융 조사 전문 형사들을 데리고 이례적으로 증감회를 찾은 것이다. 멍 부부장은 증감회 회의에 참석해 악의적으로 증권공매도를 일삼은 투 기세력을 색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국해증권 투자은행부 관계자는 9일 "정부가 A증시에 가하는 돈 폭탄세례에 공매도 세력은 빠르게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일 기준 중국증시 유통시가는 약 38조800만위안에 달한다. 중앙회금 재정부 사회보장기금 등 정부 통제가 가능한 주식은 이중 20조위안을 넘는다. 여기에다 1400여개 종목이 거래 중단인 상황에서 시장 투자심리가 점차 회복된다면 공매도 세력은 자연히 힘을 잃고 주가는 추세적 반등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중국 A주가 나락으로 떨어지기 일보직전에서 생환했지만 A주의 운명은 여전히 유동성이 얼마나 충족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고 볼수 있다. 근 4주에 가까운 A주 대폭락이 유동성 이탈에서 촉발됐음에 비춰볼때 정부의 대대적인 증시 부양책으로 시장에 하루평균 3000억위안의 자금이 유입될 경우 상하이지수는 금방 4000포인트대로 재진입 할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 베이징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중국증시 상하이지수는 8일과 9일 연속 장중 3400포인트대와 3300포인트대를 터치하면서 저점을 확인했다. 지수가 연간 저점인 3049.11포인트(2월 9일)까지 되밀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단기적으로 예상 주가는 3400~3500포인트를 지지선으로 4000포인트 공략에 나서는 시나리오를 예상할수 있다" 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전반에 정부의 시장부양에 대한 신뢰가 구축되면 주가 회복세는 한층 탄력을 받을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