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의 디폴트 리스크와 중국 주가 급락에 맞물리면서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현금 비중을 리먼 파산 당시 수준으로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역시 보수적인 자산 운용의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달러화[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했던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보수적인 입장을 취한 펀드매니저들은 금이 저평가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그리스 부채 위기가 크게 고조된 상황에 금값의 상승폭은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리스크-오프’ 심리가 두드러졌지만 주식시장에 대해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지난 2008년 리먼 파산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급랭했을 때와 크게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때문에 최근 현금 비중 확대가 주식시장에 대한 추세적인 매도 신호탄이라기보다 새로운 매수 기회를 엿보기 위한 전략적인 자산 운용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BOA의 마이클 하트네트 최고투자전략가는 “리스크 회피 심리가 높아지면서 포트폴리오 내 현금 비중이 상승했지만 이는 위험자산의 매수 기회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유럽 증시가 매력적인 의견이 우세한 반면 중국 증시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다만, 유럽 증시가 이른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위기 모면으로 투자 매력이 일정 부분 상승했지만 공격적인 베팅보다 소규모의 점진적인 비중 확대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영국의 자산운용사 드비어 그룹의 톰 엘리어트 글로벌 전략가는 “그리스 위기로 인해 낙폭이 컸던 만큼 유럽 증시를 선호하지만 비중을 제한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미국 증시의 경우 경제 기초 체력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서베이에서 펀드매니저들의 미국 금리인상 예상 시기가 종전 3분기에서 4분기로 늦춰졌다.
또 중국 증시가 폭락 뒤 반등했지만 펀드매니저들은 여전히 비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상품을 포함한 관련 자산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