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7월 23일 오후 2시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했습니다.
[뉴스핌=이동훈 기자] 대규모 그룹 공사를 기반으로 성장하던 포스코건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부터 그룹 계열사 일감이 줄어들며 회사 실적도 동반하락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건설의 '주요 고객'인 포스코의 일감이 대폭 줄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게다가 포스코그룹의 구조조정이 본격화 될 예정인만큼 외형도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홀로서기'에 나선 포스코건설의 미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23일 포스코건설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코건설이 포스코 발주 공사로 얻은 매출액은 약 8300억원으로 전년(약 2조3000억원)대비 64% 줄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3년 계열사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41.5%를 차지했다. 지난해엔 모기업인 포스코가 신규 투자에 보수적으로 나서자 계열사 비중이 19.7%로 급감했다. 포스코 공사 매출액이 1조원을 밑돈 건 계열사 간 거래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한때 4조원에 이르던 그룹 계열사 전체 공사 매출액도 집계 후 처음으로 1조원대로 주저 앉았다.
계열사 공사가 줄어드는 시기와 맞물려 실적도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490억원, 순손실 11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분기별 실적으로 가장 나쁜 성적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504억원)과 비교해도 67% 감소했다. 해외플랜트 원가율 상승과 자회사 실적 부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에도 실적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수주 급감에 매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차입금에 따른 분기별 금융비용만 600억원에 달하는 점도 부담이다. 이는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등 대형사와 비교해 2배 넘는 금액이다.
포스코건설의 ‘홀로서기’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강도 높은 계열사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어서다. 지난 6월 포스코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 포스코건설 지분 38%(1조2000억원)에 매각한 것도 그룹 지원 축소의 '신호탄'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계열사 매출이 한때 40%를 넘었으나 최근엔 20% 수준으로 하락해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어려워졌다”며 “포스코의 지분 매각으로 그룹 차원에서 지원 의지가 약화될 공산이 커 포스코건설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김가영 수석연구원은 “포스코건설은 대외 수주 경쟁력과 풍부한 공사잔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포스코의 투자 감축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실적 부진이 계속될 경우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에 따른 조직·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내부적으로 강도 높은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근 그룹 차원의 강력한 '쇄신 드라이브'로 계열사 임원 20여명이 이미 옷을 벗은 상태다. 포스코건설도 지난해 말 임원이 59명에서 현재 54명으로 줄었다. 계약직 비율도 급증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2분기에는 상대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모기업이 추진하는 쇄신안에 발맞춰 실적 회복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