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국부 유출 우려가 일고 있는 가운데, 롯데그룹 화학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고배당 정책이 눈총을 받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배당성향은 22.7%로, 전년(11.7%) 대비 2배 가량 확대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469억원의 순이익 중 337억원(주당 1000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배당성향이 확대된 것은 이익이 줄었음에도 배당규모는 과거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 때문이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이익이 각각 3145억원, 2879억원, 1469억원으로 감소했음에도, 배당은 주당 1000원, 배당금총액 337억원을 유지했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배당이 꼭 이익에 따라 가야하는 것은 아니다"며 "그때그때 사정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그룹 지배구조를 감안하면 그룹 내 매출 규모 2위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이 같은 고배당 기조는 시장의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해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논란이 되고 있는 롯데홀딩스(일본)와 호텔롯데, 롯데물산이 각각 9.6%, 12.7%, 31.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인 롯데홀딩스(일본)의 주주는 대부분 일본인이다. 또한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지분을 각각 99.3%, 68.8% 갖고 있다. 아울러 신동빈 회장도 롯데케미칼 지분 0.3%를 보유 중이다.
이를 토대로 계산해 보면, 롯데케미칼 배당금의 53.4%가 '롯데홀딩스(일본) 등'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간주된다. 최근 3년 배당금총액 1010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540억원이다.
1976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출발한 롯데케미칼은 1979년 민영화되면서 롯데그룹으로 편입됐다. 이후에도 쭉 호남석유라는 사명을 쓰다 2012년 12월 KP케미칼을 흡수합병하면서 롯데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했다. 국내 대표 석유화학업체의 하나로,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의 방향족계 제품 및 이들 기초 유분을 원료로 합성수지, 합섬원료, 합성고무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4조8590억원, 영업이익 350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유가 안정세와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과 납사 간 가격 차) 강세에 힘입어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60.5%, 658.5%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