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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세계경제 전망에 장기채권 발행-수요 '인기'

기사등록 : 2015-08-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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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발행된 장기채 2530억달러…역대 최고치

[뉴스핌=김성수 기자] 글로벌 경제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채권 장기물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은 물론 전 세계 정부도 장기채권 발행에 열심이다.

시장조사기관 딜로직(DeaLogic)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발행된 채권 장기물은 2530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9일 자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80억달러에 비해서도 크게 증가한 수준으로, 이처럼 장기 채권이 인기를 얻는 것은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도 글로벌 경제성장이 저조할 것으로 투자자들이 예상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3%로 낮췄다. 다만 유가 하락과 고용시장 개선을 이끄는 동력은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알베르토 갤로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유럽 거시-신용부문 대표는 "투자자들이 장기 채권을 선호하는 것은 금리가 낮기 때문이며, 금리가 낮은 것은 장기간 저성장이 유지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들의 향후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었다면 이들은 저금리를 통해 싸게 조달한 자금을 투자 등에 지출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렇지 않기에) 이렇게 조달된 자금이 회사채 발행이나 자사주 매입에 쓰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미래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어 섣불리 투자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고, 이는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 회복을 더 저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만기가 긴 채권은 만기가 짧은 채권보다 금리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가격 하락 위험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현재로선 만기가 30년 이상인 채권이 신용등급이 높은 영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와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AT), 마이크로소프트, 독일 지멘스 등이 발행한 회사채 정도에 그치는 것도 이러한 위험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만 일부 신용등급이 낮은 국가의 경우 저금리 환경을 유리하게 이용하기 위해 장기채 발행 행렬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멕시코는 지난 4월에 세계 최초로 100년 만기의 유로화 표시 채권을 4.2%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발행했다. 브라질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도 지난 6월에 100년 만기의 채권 25억달러를 발행했다.

캐나다 재무부는 지난해 5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하면서 "장기 금리가 역사적 평균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며 "50년 만기 국채 발행은 정부가 장기 자금조달 비용을 낮은 수준에 고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구구조상 변화도 장기 채권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 은행들은 연금을 지급하는 기업들이 부채와 자산 모두 장기로 운용해야 한다는 특성을 파악해서 초장기 채권을 이들 기업에 판매하고 있다.

애버딘자산운용의 로저 웹은 "기업 재무담당자들도 (초장기 채권이 인기를 누리는) 이러한 현상이 오래가진 않을 거란 사실을 알고 있지만 가능한 시장 반응을 떠 보고 있다"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고령화로 인해 만기가 더 긴 채권을 선호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장기채를 발행하려는 기업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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