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의 아이폰 판매 부진 우려에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애플이 위안화 평가절상에 또 한 차례 피멍이 들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진 데 따라 중국 시장에서 제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 이와 달리 중국의 경쟁사들은 쏠쏠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시장 애널리스트 사이에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최대 ‘루저(loser)’가 다름아닌 애플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애플[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보다 우려되는 점은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인해 판매 규모 자체가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중국의 아이폰 판매가 부진한 데 따라 실적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이번 위안화 평가절하는 애플의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욱 실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회계연도 3분기 애플의 매출액 가운데 중국은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같은 기간 중국과 홍콩, 대만을 포괄하는 대중국의 매출이 112% 급증한 사실을 감안할 때 중국의 통화정책에 따른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뿐 아니라 그 밖에 아시아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애플이 중국 경쟁사들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 IT 업체들이 공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 가운데 위안화 평가절상이 이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보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번 위안화 절상이 중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시장의 판단보다 더 취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 될 수 있고, 이는 애플의 중국 매출 둔화를 주장하는 비관론자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국이 장차 애플의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매출 감소가 가시화될 경우 충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는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를 빌미로 애플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제프리스가 이날 애플의 12개월 목표주가를 135달러에서 130달러로 내리고, 투자의견을 ‘보유’로 유지했다.
한편 이른바 ‘위안화 쇼크’는 애플만의 문제가 아니다. 얌 브랜즈와 KFC, 피자헛 등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미국 기업이 떠안은 공통된 리스크다. 이 밖에 항공업계와 제조업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