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증권업계가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전문으로 다룰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참여를 외면했다. 한 곳도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이 없어 이 회사는 은행권과 캠코의 출자만으로 출범하게 됐다.
<자료=한국은행> |
현재 구조조정전문회사 출범을 위한 추진TF에서는 지분율 참여 주체 간 주주협약서를 작성하고 있지만, 지분 참여 의사를 밝혀 온 증권사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는 은행 외 다른 금융기관도 가능하면 많이 참여시켜 은행 지분율을 낮춘다는 방침이었다. 이를 위해 저축은행, 외국계 은행, 증권사에도 문호를 개방, 관련 설명회도 열었지만, 모두 외면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전문회사 출자를 썩 달가워하지만은 않는 은행권 입장에서는 다른 금융기관 참여 확대로 인한 지분율 부담이 경감되는 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됐다.
증권가는 지분 참여의 실익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조조정전문회사는 부실기업이나 업종별로 구조조정 사모펀드(PEF)를 만들고 이 PEF가 부실채권을 사들여 구조조정을 통해 이익을 내는 구조다.
금융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구조조정전문회사가 큰 이익을 내는 것은 아니고 나중에 PEF에서 이익이 나면 그것을 나눠 갖는 구조"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원래 대주주는 은행권이 될 것이 뻔하고 사업성이 특별하지 않은 곳에 곁다리로 지분을 조금 가져가는 게 의미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개별 PEF 참여에는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증권사는 개별 기업 건으로 PEF 참여에는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구조조정전문회사 지분율은 참여기관별 N분의 1로 가닥을 잡은 상황이다. 은행 외의 참여기관이 없는 관계로 KDB산업은행, 수출입 등 국책은행 2곳, 신한, KB국민, 우리, 하나 등 시중은행 7곳과 캠코 등 총 10곳이 자본금 1조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구조조정전문회사 추진TF 관계자는 "참여은행은 지분율 N분의 1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사업 구조와 모델, 역할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