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이례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던 중국이 앞으로 장기 경착륙 위험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시장 부작용을 막아야 하는 중국 당국의 과제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틴 울프 FT 칼럼니스트는 지난 1일 칼럼을 통해 중국 쇼크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자체보다 중국 경제가 마주하고 있는 경착륙 리스크가 더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이 증시를 떠받치기 위해 2000억달러를 풀었음에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지난 7월까지 1년 동안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3150억달러 줄어든 점 등은 중국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례에 불과하다.
중국 경제가 지금까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음은 분명하다. 중국의 구매력평가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미국의 3% 수준에서 25%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울프 씨는 과거 가파른 경제 성장이 향후 추가 성장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며 중국 경제가 심각한 경착륙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출처 = 컨퍼런스보드,헤이버 애널리틱스/FT재인용> |
그 중 하나는 현재의 성장 패턴 자체가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이며, 다른 요인으로 과도한 채무 수준도 문제로 지적했다. 게다가 이러한 성장 리스크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위험도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중국의 성장 패턴이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수급 동력으로 중국 경제가 투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2011년 이후 중국의 GDP 성장에서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대부분으로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의 비중은 제로에 가까워졌다. 동시에 성장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자본 산출 비율(incremental capital output ratio)은 급증했다.
이어 과도한 채무 상황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이 개혁을 하지 않고서는 성장률이 5%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동시에 부채는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 신용 공급량을 측정하는 사회융자총량은 2008년 GDP의 120%였던데서 2014년에는 193%로 치솟았다.
유럽정책연구센터의 다니엘 그로스도 중국의 자본 산출 비율이 비정상적임을 지적하며, 현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중국 성장률이 6% 수준에 머문다고 가정했을 때 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 더 줄어들어야 정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로스는 GDP 대비 투자 비중이 35% 정도가 되도록 개혁이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 같은 조정 과정이 갑작스럽게 진행될 때는 수요 급감이라는 혼란이 초래될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울프 씨는 중국이 지속 불가능한 성장세를 정상 궤도로 무리 없이 옮겨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으며, 중국의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전환 과정이 중국은 물론 글로벌 차원에서 불안정을 초래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틴은 가장 좋은 접근법은 개혁을 지속하면서 소비자들의 지출 능력을 개선해주는 한편 공공 지출과 환경 개선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