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부실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체계 개편 방안에 대해서도 이견이 제기됐다.
이날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신종 감염병의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한 대비는 ‘제2의 국방’이라는 인식으로 전력을 기울여야 했음에도 정부는 방역의 골든 타임을 놓쳐 메르스의 확산 방지에 실패했다”고 질타했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도 “메르스 발생 후 컨트롤타워가 질병관리본부장에서 복지부차관, 그리고 복지부 장관으로 바뀌는 등 혼선을 빚었다”며 “이같은 혼선을 막기위해선 질병관리본부의 기능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여야 의원들은 조속한 메르스 후속대책이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이 모아졌지만, 구체적인 개편 방향에 대해선 시각 차를 보였다.
이명수 의원은 “지난 1일 나온 국가방역체계 개편안에서 질병관리본부장의 차관급 격상과 전문성 제고를 위한 인사·예산권 보장 등이 제시된 만큼 이를 조기에 추진하도록 전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하며 개편안에 찬성 입장을 보였다.
반면 남인순 의원은 “질병관리본부를 제대로 독립시키려면 ‘질병관리청’으로 승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의료계와 전문가 단체들이 복지부에 복수차관제를 도입하고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정부가 외면했다”며 “질병관리본부가 정부 관계부처와 지자체의 협력을 끌어내려면 독립 외청으로 승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국가방역체계 개편안에는 정부의 반성이 없다”며 “개편되는 질병관리본부에 모든 위기단계에서 무한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질병관리본부를 더 확충해 감염병 환자가 발생할 때 예방하고 탐지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지속적으로 벤치마킹해 인적 수준도 높여 나가겠다”고 답했다.
국회 복지위원회 국정감사.<사진=뉴시스> |
앞서 복지부는 지난 7월 외부기관 연구용역을 통해 수익성 증대와 전문성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사실상의 정부안을 내 놓은 바 있다.
국민연금공단의 내부 부서인 기금운용본부를 별도의 공사로 분리해 복지부 산하의 ‘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김기선 새누리당 의원은 “국민연금 기금을 운용하는 인력의 수와 전문성이 현저히 부족하다”며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대해 개선의 여지가 많은 만큼 효율적인 운영체계 개편에 대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사실상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윤옥 새누리당 의원도 “국민연금공단이 투자 환경 변화에 따른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500조원의 기금을 200명이 운용하고 있어 한 사람이 운용하는 금액이 방대하고, 평균 근속 연령도 4년 정도로 짧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수익률을 올린다는 것은 신화에서나 나오는 말”이라며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국민연금 기금이 운용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기금 운용은 단기적인 평가보다는 장기적인 평가가 맞다”며 “국민연금은 다른 해외의 연기금과 달리 2008년 금융위기 때 큰 손실을 보지 않았고, 그 결과 지난 15년간 수익률이 세계 연기금 중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정진엽 장관은 “기금 운용에는 수익성과 안정성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500조원 규모로 커진 기금에 맞춰 합리적인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