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아시아 지역 슈퍼리치들의 자산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인도 중심으로 빠르게 부자가 늘어나면서 수퍼리치의 수도 이미 북미를 추월했다.
지난 16일 캡제미니와 RBC자산운용이 공개한 공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의 투자 자산 규모 3000만달러(약 350억원)를 넘는 슈퍼리치 수는 4만명 정도로 14.3%가 늘어 타지역 증가율 6.9%를 대폭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부자들이 급증한 데는 중국과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의 경제 성장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자산 규모 500만~3000만달러 수준의 중간급 부자의 규모도 아시아 지역에서는 11.3% 급증해 타지역 증가세 6.2%를 대폭 넘어섰다. 투자자산 500만달러 이상의 중간급 부자와 슈퍼리치를 합쳐 볼 경우 전 세계 부자의 51%가 아시아에 몰려 있는 셈이다.
투자가능 재산이 100만달러 이상인 세계 백만장자는 총 1460만명이었으며, 이 중 아태지역 백만장자 수는 467만2000명으로 전체의 32%를 차지했다. 이는 북미지역보다 6400명 많은 수준으로,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가 북미를 추월했다.
캡제미니와 RBC는 특히 중국 등 아시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된다 하더라도 가파른 부자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비드 윌슨 캡제미니 전략분석 대표는 "중국과 인도가 앞으로 (슈퍼리치) 시장 성장의 열쇠를 쥐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작년 중국의 부자 수는 17.5%가 늘고 인도는 26.3%가 증가했으며, 인도 부자들의 총 자산규모는 무려 28.2%가 늘어 호주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1위와 2위는 각각 일본과 중국이 차지했다. 보고서는 중국과 인도 부자들이 세계 갑부들의 10%를 차지할 것이며 이들의 자산 규모는 3조2000억달러로 전체의 1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2017년이면 아시아 부자들의 자산 규모는 21조2000억달러로 증가할 예정이며,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의 연평균 자산 증가율은 12.5%로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홍콩, 한국의 평균 자산 증가율 8.9%를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슈퍼리치 투자성향 비교 <출처=캡제미니·RBC 서베이> |
한편 아시아 슈퍼리치들의 투자 성향은 글로벌 평균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으며 이들은 현금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과 2월 아시아 8개 국가의 고액 자산가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부자들은 자산의 23.1%를 현금에 투자하고 22.8%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자산의 28% 가까이를 주식에, 23.3%를 현금에 투자하는 나머지 지역 부자들과 비교되는 결과다. 부동산 투자 비중은 18.2%로 3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부자들은 크레딧 채권 투자도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자산에서 크레딧 채권이 차지하는 부분은 평균 25.5%로 나머지 지역의 18.2%보다 많았으며 국가 중에는 특히 인도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가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RBC 아시아 자산운용 대표 바렌드 잰슨은 "중국 투자자들의 경우 크레딧 투자가 23% 정도인데, 이들은 더 많은 신용을 받고 싶어도 지방은행의 제공 여력이 제한돼 있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