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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자들, 시장 쇼크에 자본도피 가속화 예상"

기사등록 : 2015-09-0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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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LA 등 미국 부동산 시장 특히 선호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발 금융시장 혼란이 이어지면서 해외로 부를 이전하려는 중국 부자들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3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산하 연구소인 '차이나 컨피덴셜'이 공개한 조사자료를 인용, 지난 7월 중 실시된 조사에서 앞으로 2년 안에 해외투자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힌 중국 부자들은 전체 응답자의 6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출처 = 블룸버그통신>
같은 조사에서 전 재산의 30% 이상을 해외로 옮길 계획이라고 답한 이들도 전체의 절반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판 포브스에 해당하는 '후룬(胡潤)'도 지난해 보고서에서 중국 부자들의 절반 이상이 이미 집이나 재산을 해외로 이전했거나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듯이 돈 많은 중국인들의 해외로의 자본도피 행렬은 점차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자산관리 조사업체 '웰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중국 부자들이 해외로 가져간 자산액만도 이미 6580억달러(약 782조원)에 달한다. 이 업체는 100만명에 달하는 중국 억만장자들이 축적한 자산이 약 16조달러 정도인데 이 중 1%만 미국에 투자된다고 보더라도 1600억달러(약 190조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이번 FT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42%는 현금 투자 대상국으로 미국을 가장 선호한다고 밝혔으며 이 중 상당수는 사업이나 상업 투자, 금융 상품을 눈 여겨 보고 있다고 답했다.

부동산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투자자금 상당수가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투입될 전망이라며, 그 중 샌프란시스코나 LA, 뉴욕 등 해안 도시들이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중국인들은 이미 지난해 미국 부동산 시장 최대 해외 투자자들로 등극했으며, 중국, 홍콩, 대만 투자자들이 매입한 부동산 규모는 286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에 주식시장까지 변동성을 보이면서 지난 몇 주 사이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미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감정평가업체 밀러 사무엘 대표 조나단 밀러는 "아시아 바이어들로부터 부동산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중국 부동산 시장은 버블 우려가 있고 주식 시장은 투명성은 부족한데 변동성만 높아 중국 부자들이 선뜻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CNBC뉴스는 중국의 자본 통제와 상속세 역시 부자들의 해외 투자행을 가속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투자금액 16만1000달러 이상의 중국인들에 대해 자산의 최대 50%까지 해외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으로, 새 규제가 도입되면 중국 부자들의 해외 투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규제당국은 상속세를 기존의 10%에서 30%로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인상안이 적용되기 전에 해외로 자산을 돌리려는 움직임도 많아지고 있다.

부동산업체 나이트프랭크 리서치대표 리암 베일리는 "중국 자산의 해외 이동이 아직은 초기단계"라면서 "해외 투자가 수월해지면서 해당 시장이 앞으로 더 성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증시에서의 자금 유출 흐름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증시 급락에 중국 당국이 여러 차례 개입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낳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1일 상하이증시 거래량은 660억달러로 증시 랠리가 한창이던 지난 6월 2000억달러를 넘던 수준에서 대폭 축소됐다.

FT는 별도 기사를 통해 중국이 버블 우려를 진정시킬 것이란 기대감에 해외 기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수 년간 공을 들였지만 최근 시장 혼란에 글로벌 펀드 상당수가 짐을 싸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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