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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파장, 독일경제·세계자동차산업까지 '큰 상처'

기사등록 : 2015-09-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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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성능 보증 말고 급발진 시동꺼짐 배출조작 봐야되나"

- 디젤차, 나아가 자동차산업 전반의 신뢰 추락 우려
- 빅터콘 회장 사임 전망…한국 캐나다 등 각국 수사 동참.. 미국선 집단소송 개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이젠 차 살 때 가격 성능 보증이란 3대 요소보단 급발진(토요타), 시동꺼짐(GM), 배출가스조작(폭스바겐)는 없는지 보는게 우선이 될 지경이다."(22일 시카고트리뷴 사설).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논란이 독일 경제는 물론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까지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이미 소비자들의 집단소송 움직임이 나타났고 우리나라에 이어 다수의 국가들이 조작 수사에 착수했다. 독일은 총리까지 사태 진화에 나서는 한편,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기본적인 신뢰 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2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에서 가뜩이나 대기 오염 문제로 회의론이 고조되고 있는 디젤(경유) 자동차 산업 부문이 폭스바겐 스캔들에 직격타를 맞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 지난해 차량별 판매 비중 <출처=BNP파리바 등 /FT재인용>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전역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디젤 차량에 대한 단속과 판매 금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고조돼 왔다.

유럽 각국이 각종 세제 혜택 등을 통해 디젤차 사용을 권장하고 자동차 업계도 생산을 확대하면서 유럽서의 디젤차 판매는 미국 등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디젤차에 반대하는 이들은 디젤차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가 노약자나 호흡기, 심장질환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조기사망을 유발할 수 있다며 규제 강화를 외쳐왔다.

◆ 토요타, GM 그리고 폭스바겐 사태: 자동차제조업 신뢰 훼손

애널리스트들은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을 포착해낸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문제 제기를 계기로 유럽에서도 더 엄격한 규제가 도입될 전망이며 디젤차 산업 전반에 상당한 타격이 초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번스타인리서치 애널리스트 막스 와버튼은 "디젤차 배출가스 규제 기준이 훨씬 엄격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규제 기준에 미달하거나 규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디젤차 업체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BNP파리파 리서치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 판매 매출의 81%와 71%를 디젤차가 차지한 BMW와 다임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으로 것으로 예상됐다.

폭스바겐 사태로 독일 경제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이날 CNN머니는 폭스바겐 논란으로 독일 자동차 산업 전체의 신뢰도에 금이 갔으며,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2.7% 정도를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 부문은 독일 수출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인시아드(INSEAD)의 테오 범엘렌 재무학 교수는 '독일산'이란 브랜드 가치가 매력을 잃었다며 "(배출가스 기준을 어긴 업체가) 폭스바겐에 그칠 것 같지 않아 독일자동차 산업은 물론 독일 경제 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뿐 아니다. 아예 전 세계 자동차제조업체들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미국 시카고트리뷴 지는 사설을 통해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살 때 보통 가격과 성능 그리고 보증이란 3대 요소를 중시하지만, 몇몇 자동차제조업체의 위험한 실수오 계산된 조작행위로 인해 이제는 토요타의 급발진, 제너널모터스(GM)의 점화스위치 꺼짐 그리고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등은 없는지 살펴봐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탄식했다.

신문은 "글로벌 경쟁과 첨단기술 그리고 에너지 효율화로 인해 소비자들은 더 나은 자동차 구매 경험을 할 수 있게 됐고, 토요타나 GM 사태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판매량은 여전히 강한 편"이라며 "폭스바겐 역시 이번 사태를 어떻게든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소비자들이 어떤 점에서 기본적인 신뢰를 상실하게 되는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벼랑 끝' 폭스바겐… 대규모 벌금에 집단소송 직면

이번 논란으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곳은 당연히 폭스바겐이다.

이날까지 연 이틀 20%에 가까운 주가 폭락세를 연출한 폭스바겐은 마틴 빅터콘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의 사임 전망에 집단 소송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다.

폭스바겐 지난 5일 주가흐름 <출처=FT>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속임수 가능성을 인정한 차량이 전 세계적으로 1100만대로 늘어난 가운데 독일 일간지 슈피겔은 소식통을 인용해 빅터콘 CEO가 이번 주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오는 금요일 빈터콘의 재계약과 관련한 감사회의 표결도 예정돼 있는데 배기가스 논란이 투표 결과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빅터콘의 후임으로는 폭스바겐 산하 포르쉐의 마티아스 뮐러 스포츠카 사업부문 대표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 차량들에 대한 집단소송이 이미 시작됐다는 보도들도 이어졌다. 시애틀 소재 법률회사 하겐스-버만-소볼-샤피로(HBSS)는 EPA의 논란이 제기된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집단 소송을 잇따라 제기했으며, 현재 20개주에 달하는 소송 참여 집단이 미 전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기가스 조작에 대한 수사도 확대될 조짐이다. 앞서 독일이 전수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한국과 캐나다 환경부도 성명을 통해 2009년에서 올해까지 판매된 모든 폭스바겐 차량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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