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공공기관들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연구개발(R&D) 장비를 구입해 놓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장비의 활용도가 절반수준에 불과하고 구입후 사용실적이 전혀 없는 장비도 81억원의 규모나 됐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 |
2013년 이후 구입한 767개의 장비 중 65개(81억원 상당) 장비는 사용한 실적이 전혀 없어 혈세낭비의 대표적인 사례료 지적됐다. 사용실적이 총 10시간 미만인 장비는 94개이며, 구입가는 140억원에 달했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도 사정은 비슷했다. 2013년 5월 '3MW급 대용량 전동기 성능평가 장비'를 15억5000만원을 들여 구입했으나 사용실적이 전혀 없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도 2013년 6월 '석탄처리 석탄가스의 메탄올 용매를 이용한 H2S 및 CO2제거장치'를 12억원에 구입했지만 사용실적이 없었으며, 2013년 5월과 11월에 각각 8000만원과 2억3000만원에 구입한 '열중량분석', '고근사 솔라시뮬레이터' 장비의 사용실적도 전혀 없었다.
자동차부품연구원이 2013년 5월 1억4500만원을 들여 구입한 '스마트 주행제어용 3D 도로네트워크 맵(Map)과, 경북대학교가 2013년 8월 2억9000만원을 들여 구입한 '레이저가공시스템'도 방치되고 있다.
구미전자정보기술원이 2014년 2월과 5월에 1억7000만원과 3억원을 들여 구입한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기'와 '유도결합플라즈마반응성이온식각장비'도 사용실적이 전혀 없었다.
김제남 의원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국가 R&D 연구장비를 구입했지만 활용도가 절반수준이고 사용실적이 전무한 장비가 넘쳐난다는 것은 국민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해당 기관들이 국가 R&D 예산을 눈먼 돈으로 생각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가R&D장비의 활용도가 절반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은 정부의 관리감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장비구입의 타당성과 사용실적 전반에 대한 조사를 통해 잘못된 혈세낭비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