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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몰려온 유커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뭐예요?”

기사등록 : 2015-10-0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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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경절 유커 수요로 주요 백화점 매출 급증…블랙프라이데이 특수로 보기 어려워

[뉴스핌=강효은 기자]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뭔가요? 그런건 모르겠고 그냥 주기적으로 한국에 놀러와요."(왕씨·28세·상하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된 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은 고객들이 행사장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과 맞물리며 유통업계의 매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지만, 최대 고객인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인지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3사는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통해 매출이 지난해 가을세일 첫 사흘 대비 각각 롯데백화점(23%), 현대백화점(27%), 신세계백화점(3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같은 매출 신장이 정부 주도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따른 특수가 아닌 메르스 종식 등으로 인한 일반적인 유커들의 관광 차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 요우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모른다

지난 2일 직접 찾아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과 롯데면세점은 올해 중국 국경절 기간 21만명의 요우커가 방한할 것이란 전망처럼 수많은 요우커들로 붐볐다. 이들은 첫 방한부터 3~4차례 방한까지. 개인부터 가족, 친구 등 무리와 연령층도 다양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다만 약 20명의 유커에게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의 시행 여부에 대해 물어본 결과 단 한명의 유커도 해당 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다.

이들은 기자의 질문에 처음 들어본다는 일관된 표정으로 "모르겠다", "처음 들어본다"란 말만 되풀이했다.

중국 광저우에서 온 신혼부부 쑨(孙·31)씨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처음 들어봤다. 그게 뭐하는 거냐?"며 "한국은 업무차, 여행 차원에서 틈틈이 방문하는 국가이며, 이번 방한은 아내와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시계와 화장품 등을 구매하기 위해 놀러왔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李·24)씨 역시 "네? 그게 뭐에요? 그건 잘 모르겠고 한국엔 주로 쇼핑하러 와요"라고 답했다.

상하이에서 온 한 연인은 "설화수에서 스킨과 로션을 샀고 지난 27일 중추절에 한국에 왔다"며 "블랙프라이데이인건 몰랐고 지금은 백화점 지하에서 컵라면 등 먹을거리를 사서 오후 비행기로 출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미 방한 경험이 있는 요우커들에게 과거 대비 구매 체감 가격이 더 싸진 것 같냐고 묻는 질문에도 이들은 "비슷하다", "일본보다 싸다"는 답변만 늘어놓았다.

◆ 메르스 안정화 따른 일상적인 요우커 방한…정부 '끼워넣기식'

이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정부가 내수 소비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취지로 시행된 대규모 할인행사다. 특히 정부는 중국의 중추절(9월26~27일)과 국경절(10월1~7일)에 맞춰 유커 특수를 극대화하여 내수를 살리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에 총 2만7000여개의 점포들과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체와 200여개 전통시장, 16개 온라인쇼핑몰이 참여했다.

대형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 정부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시행한다고 했을 때 내부적으로 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정기 바겐세일에 추가적으로 할인이 더 들어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의미 없는 끼워넣기"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국경절 기간 유통업계 실적이 급증한 것은 메르스 사태가 안정됨에 따라 한동안 한국을 꺼려했던 유커들이 다시 귀환한 것에 따른 결과로 분석한다.

이달 29일 메르스의 완전 종식 선언이 예고됨에 따라 그동안 잠잠했던 요우커들이 한국을 다시 찾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만큼 홍보가 덜된 측면도 많고 미흡한 부분도 많은게 사실"이라며 "다음번에는 관광공사 등 정부부처가 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홍보해 활성화시키고 현재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들의 개선책을 마련해 미국과 같은 대규모 세일행사로 자리잡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효은 기자 (heun2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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