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증시가 짧은 반등을 동반한 하락 추이를 지속하고 있지만 담대하게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식시장의 ‘황소’가 늙었지만 아직 사망 단계가 아니라는 진단이다.
이와 함께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가 투자심리의 회복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강세장을 의미하는 황소상 <출처=블룸버그통신> |
씨티그룹의 로버트 버클랜드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증시의 지난달 투매는 황소장이 장기화된 데 따른 조정”이라며 “베어마켓의 진입 단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씨티그룹은 지난 2000년과 2007년 베어마켓과 비교할 때 최근 주가 하락 과정에 나타난 위험 신호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최대 16개 평가 기준이 적신호를 나타낸 데 반해 최근에는 3개 기준만이 위험 수위에 달했다는 주장이다.
씨티그룹이 집계하는 18개 증시 평가 항목 가운데 순부채비율과 정크본드 스프레드, 시가총액 대비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세 가지 기준이 적신호를 나타냈다.
따라서 씨티그룹은 내년 말까지 글로벌 증시가 20%에 이르는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주가 약세에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월가의 투자심리가 크게 향상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VIX가 6주만에 처음으로 장기 평균치 아래로 떨어졌다는 것.
투자심리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VIX는 5일 20을 뚫고 내려간 뒤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회복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크레디트 스위스(CS)의 에드 톰 이사는 ‘최근 VIX의 하락은 건설적인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분기 뉴욕증시가 4년래 최대 하락을 기록한 가운데 향후 주가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는 얘기다.
TD 아메리트레이드의 JJ 키나한 전랴각는 “중국의 경기 둔화부터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및 기업 이익 악화 우려 등 모든 악재가 해소된 것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4분기로 들어서면서 증시가 비교적 강한 상승 탄력을 보였고, 이는 투자 심리를 개선시키는 데 한몫 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주가 방향의 관건은 3분기 이익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3분기 실적과 4분기 및 내년 이익 전망이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은 3분기 기업 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5% 줄어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3.4% 감소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기업 이익 전망이 흐린 가운데 최근 월가 투자은행(IB)들 사이에 연말 주가 지수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하지만 VIX의 하락은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진정시키는 한편 대규모 기업공개(IPO)에 우호적인 여건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KKR이 2007년 투자한 퍼스트 데이터가 올해 30억달러를 웃도는 IPO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경우 올해 최대 IPO로 기록된다.
이 밖에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업체인 디지셀과 페라리 등이 대어급 IPO를 실시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